책속의 "미래 마케팅" 인기

　불과 5년 전 인터넷 서점 아마존이 등장했을 때 기존 서점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가소롭다」였다.

　진열대도 없는 아마존이 머지않아 자신들의 기반을 뿌리째 뒤흔들어 놓으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재테크 서적을 주로 펴내는 국일증권경제연구소가 최근 선보인 「킬러 애플리케이션(Killer application)」은 인터넷 시대에 각광받는 신종 비즈니스를 집중 소개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3월부터 본지에서도 연재되고 있는 이 책의 저자는 경영 컨설턴트로 유명한 래리 다운스(Larry Downes)와 춘카 무이(Chunka Mui).

　「킬러 애플리케이션」이란 아마존처럼 등장하자마자 경쟁상품을 몰아내고 시장을 완전히 재편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의미한다.

　활·도르래·활자·방적기 등 역사상의 위대한 발명품은 거의 모두가 당대의 킬러 애플리케이션이다. 오늘날은 킬러 애플리케이션의 시대라 할 만하다.

　웹브라우저와 전자우편, 인터넷 서점 등이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이 순간도 새로운 킬러 애플리케이션들이 시장에 등장하며 그 속도도 점점 빨라진다. 저자는 세가지 법칙을 들어 오늘날 디지털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번성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우선 「무어의 법칙」을 든다.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원천인 반도체의 집적도가 18개월마다 두배로 증가하지만 가격은 오르지 않는다.

　그 결과 날마다 「더 빨리, 더 싸게, 더 작게」 디지털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번째 이유로는 네트워크의 가치가 사용자 수의 제곱에 비례하는 메칼프의 법칙를 든다.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폭발적으로 이용가치가 커지는 인터넷이 그 위력을 입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비교적 생소한 개념이지만 기업 축소의 법칙도 중요하다. 저자는 오늘날 기업들이 조직을 축소해 업무처리를 줄이고 있으며, 정보화 전략과 디지털 기기, 아웃소싱이 이를 대치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면 이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을 맞아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킬러」라는 무시무시한 용어에서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된다」는 현실을 암시하고 있다.

　저자는 당장 당신 회사의 킬러 애플리케이션을 창출하기 위한 디지털 전략을 수립, 실천할 것을 권한다.

　경제·경영 전문 출판사인 21세기북스도 2000년대에 각광받을 제품의 유형을 정리한 「클릭! 미래 속으로(원제 Clicking)」를 펴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저자는 시장조사 전문가인 페이스 팝콘(Faith Popcorn)과 리스 마리골드(Lys Marigold).

　「가슴이 통하는 사람과 만나고 싶다」를 비롯해 「다 버리고 나만을 위해 산다」 「지구를 지켜라」 등 이 책에서 소개하는 17개 트렌드의 주제는 카페나 미용실의 잡담, 만화대사를 옮겨놓은 것 같다. 팝콘은 「유행」이 제품에 해당되며 유효기간이 짧고 속임수 같은 것이라면 「트렌드」는 소비자들이 물건을 사도록 이끄는 원동력이며 평균 10년 이상 지속된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짜릿하면서 안전한 모험을 즐기고 싶다」를 펼쳐보자. 전쟁위협이 없는 문명 사회의 주민들에게는 지루한 일상이 새로운 스트레스가 된다.

　그러나 모험의 수위는 현실이 흔들리지 않을 만큼만 허용된다. 「안락의자 속 탐험」을 꿈꾸는 징후는 이미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수심 200m에서 작동하는 태그호이어 시계나 사막을 건너가는 크라이슬러사의 지프 사하라를 즐겨 타는 것은 이제 더이상 잠수부나 사냥꾼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여유 있는 월스트리트의 펀드매니저들이라는 설명이다.

　팝콘의 미래 예측능력은 독특한 정보수집 방식에서 비롯된다.

　그가 74년 설립한 컨설팅회사 「브레인 리저브」는 매년 20여가지 제품별로 약 4000명의 소비자들과 인터뷰를 실시한다. 그런 만큼 그의 분석은 전세계 마케팅 담당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 서적은 부담없이 읽으면서 마케팅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