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영상유통시장에 대한 외국업체들의 영향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진출한 5대 영화·비디오 메이저사들이 한국 영상유통시장에 대한 점유율 확대를 위해 직배 비중을 크게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삼성영상사업단이 최근 구조조정 차원에서 비디오유통사인 스타맥스를 일본업체에 매각함에 따라 영상유통시장의 재정비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는 우선 스타맥스를 인수한 오메가 프로젝트가 적극적인 시장 확대책을 쓸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이 회사는 또 워너브러더스와의 제휴를 모색하는 등 영화 부문에 대한 투자도 강화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국내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메가사가 정부의 일본 대중문화 개방일정에 발맞춰 시장을 장악하려 들 것이며 그 과정에서 일본 대중문화 개방과 확산을 이끄는 전위부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이에 따른 산업적 여파로 인해 시장 재편이 촉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업계는 특히 이 회사가 비디오 부문 외 음반 및 게임유통에도 손을 뻗칠 경우 영상유통시장의 세력판도가 외국기업에 크게 기울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영화유통 부문에 대한 메이저사들의 영향력도 높아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컬럼비아트라이스타가 서울·부산 등 주요 도시는 물론 상대적으로 관객 비중이 높은 도시와 지역에까지 직접 배급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며, 20세기폭스도 지방흥행업자를 통해 간접 배급해왔던 지방 중소도시에 대해 독자적으로 배급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전국 주요 도시에 영화를 직배하고 있는 UIP도 직배 대상지역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며, 월트디즈니는 직배 지역인 서울·부산·대구·광주 등 전국 10개 대도시 지역을 세분하거나 확대하는 방식으로 직배를 늘리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메이저사들의 이같은 계획이 현실화될 경우 전국 주요 도시와 지방의 대부분이 메이저사의 영향력 아래에 들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일부 영화사의 경우 이미 메이저사를 통해 영화배급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국내 업체에 의한 유통체계가 무너지면 생산(제작)자들은 오갈 데가 없어 결국 그들의 요구를 액면 그대로 받아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말 것』이라며 영상유통시장의 대외종속 가능성을 경계했다.
<모인기자 inm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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