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세탁기 시장에는 국내보다 1년 정도 이른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인버터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지난해 초만 해도 산요·미쓰비시·히타치 등 3개사만이 1∼2개 모델을 출시, 극히 미미하던 인버터세탁기 수요가 지난해 하반기 들어 도시바·마쓰시타·샤프 등이 가세하면서 크게 늘기 시작해 지난해 총 550만대 규모를 형성한 전체 세탁기 시장의 25%를 차지할 정도로 급격히 늘어난 것.
올해는 이같은 추세가 더욱 강화돼 총 600만대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추정되는 전체 시장의 40%인 240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일본 업체들은 지난 7∼8월 출시한 신제품에는 나름대로 독특한 기능이나 세탁방식을 채용, 타사 제품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어 일본 시장에 판매되고 있는 인버터세탁기 종류는 더욱 다양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에 일본 가전업체들이 출시한 신제품은 모두 8㎏급 제품으로 가격은 12만2000∼12만5000엔 정도. 대부분이 세탁력을 높이면서도 전기 및 물 사용량을 줄인 에너지 절약형으로 개발됐다.
이 가운데 지난해 9∼10월 기포세정방식의 인버터세탁기 3개 모델을 출시한 바 있는 산요는 지난달 세계 최초로 세탁조를 약 10도 정도 기울인 경사세탁조를 채용해 세탁효과를 높이고 물 사용량도 10% 정도 줄일 수 있는 신제품(모델명 ASWEP800)을 출시했다.
또한 도시바는 지난해 9월 4.5∼8.5㎏급 4개 모델의 인버터세탁기를 출시한 데 이어 지난달에 각종 센서로 세제의 용해상태나 수온·빨래엉킴 등을 감지해 100만가지의 세탁방법 중 최적방법을 자동으로 선택, 세탁력을 30% 정도 향상시킨 8㎏급 신제품(모델명 AWE80HVP)을 개발, 본격 판매에 나섰다.
히타치도 최근 일반 AC모터를 채용하기는 했지만 벨트를 없앤 직접구동방식 인버터세탁기 신제품(모델명 NW8PAM)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PAM(Pulse Amplitude Modulation) 제어방식을 새롭게 채용해 빨래량의 많고 적음에 따라 모터의 회전속도를 변화시킴으로써 소비전력을 종전보다 44%나 줄이고 이온교환 수지를 장착해 세제효과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마쓰시타는 세탁조를 회전시켜 발생하는 원심력을 이용해 세탁하는 기존 원심력 세탁기에 세제 자동투입장치를 장착하고 투명창을 적용한 신제품(모델명 NAF801P)을 내놓았다.
이밖에 샤프는 세계 최초로 대형 액정표시판을 탑재, 조작절차 및 최적의 세탁방법 등 다양한 정보를 표시해주며 투명창을 새롭게 부가한 인버터세탁기를 개발, 지난달부터 본격 판매에 나섰으며 미쓰비시도 통회전 방식의 신제품을 출시했다.
이같은 일본 업체들의 움직임 가운데 특히 공통된 점은 통회전 방식이나 투명창 등 국내 업체들의 세탁방식을 도입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으며, 대부분이 모터와 클러치를 연결해주는 벨트를 없애고 모터와 클러치를 일체형으로 제작한 직접구동방식을 채택하기 시작했다는 점.
국내 업체들이 일본 업체들이 채용하고 있는 세탁방식이나 기능·디자인 가운데 좋은 점이 있으면 자사 제품에 도입해온 것처럼 일본 업체들도 인버터세탁기 부문에서는 국내업체들을 벤치마케팅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는 국내보다는 일본의 인버터세탁기 시장이 훨씬 빠른 속도로 커가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국내 업체들의 기술이 이들 일본 업체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다.
앞으로 이들 일본 업체와 국내 업체가 어떤 방향으로 인버터세탁기를 발전시켜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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