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환
◇72년 서울대 공과대학 졸업
◇79년 서울대 대학원 석사
◇84년 독일 브라운슈바이크 공과대학 박사
◇78∼79년 한국통신 기술연구원
◇79∼84년 통신시스템연구소 연구원
◇84∼99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ISDN연구부장 교환연구부장, 정보통신표준센터장
◇현재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교환전송기술연구소장
멀티서비스 멀티플러그인(MSMP : Multi Service Multi Plugin)기술은 한마디로 개방형 통신시스템기술이다. 이 기술은 통신시스템을 개발할 때 표준화된 접속규격에 따라 상위계층의 소프트웨어 기능은 물론 하위계층의 하드웨어 기능을 모듈 단위로 분리해 멀티미디어시대의 다양한 통신서비스를 쉽게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90년대 초에는 MSMP기술이 대학을 중심으로 주로 학문적인 욕구에 의해 연구돼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프로세서의 성능 향상이 급진전되고 분산소프트웨어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실용화 단계에까지 도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이 기술은 지금까지 고착화된 형태의 통신시스템을 유연한 형태로 변화시키는 방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다시말해 향후 정보통신시스템 개발방향과 개발속도를 획기적으로 바꿀 기술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기술이 확산되면 기존 통신시스템이 대형 벤더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던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앞으로는 교환기 등 대형 통신시스템을 PC 조립하듯 규격화된 접속표준에 따라 모듈별로 조립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의 통신시스템은 수직적인 구조로 시스템 하드웨어와 제어 소프트웨어 및 응용 서비스를 하나의 패키지로 하여 한 장비제조업체가 설계, 개발하고 있다.
특히 텔레컴망의 근간이 되는 교환기를 보면 스위치 하드웨어와 이를 제어하는 제어프로그램, 연결접속을 하기 위한 프로토콜 및 응용서비스 프로그램 전체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다.
따라서 하드웨어가 개발되고 순차적으로 이에 적용될 제어프로그램 및 연결접속 제어를 위한 신호 프로토콜 및 알고리듬이 개발되는 과정을 거쳐 응용 서비스가 마지막 단계로 개발된다.
물론 하드웨어 설계에서부터 응용 서비스가 실제적으로 사용자에게 제공되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게 된다.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모든 컴포넌트들을 재설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고정적인 통신시스템은 다양한 멀티미디어 실현을 위한 시대에 적합한 구조가 아닌 것으로 판명되고 있다.
과거의 교환시스템처럼 수명이 수십년에 달하던 시절에나 적합한 시스템 설계방법인 것이다.
수직적인 통신시스템은 하드웨어와 이를 제어하는 시스템 소프트웨어 및 응용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구조로 구성돼 있다.
따라서 모든 구성 기능들 사이의 인터페이스가 공개되지 않고 오로지 시스템 전체를 설계, 개발하는 단일 벤더에 의해서만 제공될 수 있다.
반면 수평적인 통신시스템 구조를 보면 하드웨어나 시스템 소프트웨어 및 응용 소프트웨어가 표준화된 인터페이스에 의해 나눠진다. 이 때문에 각 기능들은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독립적인 설계, 개발 및 통합이 가능하다.
따라서 MSMP에 기반을 둔 통신시스템은 각 구성 요소마다 시장경쟁 개념이 도입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즉 각 계층마다 표준 인터페이스를 정의해 시스템 및 망의 구조를 실현할 수 있는 수평적 계층구조로서 성능이 우수하고 기능면에서 뛰어난 기능모듈들을 다수의 벤더들로부터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시스템에 제공할 수 있는 응용 서비스나 미들웨어들도 경쟁에 의해 자발적으로 개발될 것이므로 지속적인 발전과 개선을 가져오게 된다.
일례로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개인용 PC는 하드웨어 인터페이스 규격을 개방해 호환성을 보장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역시 규정된 인터페이스를 만족하는 수많은 응용 소프트웨어를 개발, 활용하고 있다.
그 결과 경쟁적이고 자발적인 소프트웨어의 개발을 통해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양질의 응용 프로그램들이 매일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일반 사용자측면에서는 풍부한 서비스를 쉽게 제공받는 변혁의 시대를 맞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통신시스템에도 곧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일반 사용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망사업자나 서비스제공사업자는 한 벤더에게 시스템의 하드웨어부터 서비스까지를 전적으로 의존, 일괄적으로 공급받는 체계로 돼 있다. 서비스 자체가 시스템을 공급한 시스템제공자의 독점 개발에 달려있어 망사업자나 서비스제공사업자의 요구나 의지와는 무관하게 그 시스템제공자의 뜻에 따르게 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이에 반해 MSMP 개방형 구조에 기반을 둔 멀티서비스 스위칭 시스템은 시스템의 각 구성 요소마다 시장경쟁 개념이 도입될 수 있도록 수평적 계층구조를 갖추고 있다. 각 계층마다 표준 인터페이스를 정의해 이 규격을 만족하는 다수의 벤더로부터 성능이 우수하고 기능면에서 뛰어난 모듈을 제공받을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MSMP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망사업자·서비스제공사업자들은 특정 벤더에 종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사용자에게 보다 개선된 양질의 서비스를 쉽게 경제적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이같은 개방적인 구조로 시스템을 설계하는 경우에도 물론 여러 가입자나 중계선 접속표준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기술발전이나 가입자가 필요로 하는 대역폭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시스템을 재구성해 언제든지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과거의 스위치 개념과는 다르게 스위치의 활용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다양한 서비스와 트래픽 특성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고속통신 기능을 제공하고 기존의 전화망 서비스 외에 데이터망 서비스까지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하는 것이다.
MSMP 스위치는 특히 현재의 PSTN, NISDN 서비스 가입자는 물론 인터넷 가입자까지 모두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향후 예상되는 BISDN 서비스 가입자도 모두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시스템의 구조를 사용자의 요구에 맞출 수 있는 맞춤형, 재구성형 멀티서비스 통합스위치 구조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정보통신 분야의 후발국가들은 시스템을 도입할 때 PSTN이나 NISDN 시스템을 도입하려 하지 않고 현재 최고 기술인 ATM 스위치를 도입하려 하면서도 실제적으로는 망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PSTN이나 NISDN 서비스를 원한다. 그러면서도 필요시 언제든지 ATM으로 시스템의 구성과 기능을 추가하거나 변경할 수 있는 장비를 도입하고자 한다.
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선진국 역시 마찬가지다. 각 기능모듈을 시스템의 용도에 맞게 추가·변경이 가능해야 하며 프로세서 등 고성능 하드웨어가 시장에 나오면 이 장치로 시스템의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위에서 언급한 모든 고려사항을 참조해 시스템을 구성하는 경우 주목해야 할 점은 기존에 스위치를 제어하는 프로세서에 모든 알고리듬이나 서비스를 같이 가지고 있던 개념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점이다.
일례로 MSMP 스위치에서는 직접 제어하는 기능만을 스위치의 제어 프로세서에 위치시키고 서비스를 제어하는 기능은 스위치 제어 프로세서와 독립적으로 위치시킨다. 응용 서비스까지 스위치를 제어하는 프로세서에 위치시키는 과거의 시스템 구조로는 수용하기가 매우 어렵다.
따라서 이를 구현하기 위한 소프트웨어의 복잡도도 증가해 시스템 개발비와 개발시간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현재 교환기 등 통신시스템시장을 볼 때 세계 10위권 이내에 드는 통신업체는 상당한 재력과 통신 전 분야에 걸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대형 기업체가 주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와 같이 자본력과 기술력이 떨어지는 기업은 경쟁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MSMP 기반의 통신시스템 구조에 의한 설계가 보편화되면 전문화·특성화된 기술을 가지고 있는 수많은 소규모 기업들도 해당 분야의 기술을 활용, 표준화된 규격에 입각한 컴포넌트화된 기능모듈을 개발해 이를 상품화하는 것이 가능하게 된다. 예전에는 쉽게 참여할 수 없던 통신시스템시장에 뛰어들 수 있음을 의미한다.
컴퓨터산업에서 메인프레임 위주의 컴퓨팅 환경이 유닉스 및 PC 형태로 다운사이징이 일어난 것과 같은 변화가 통신시스템에도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특히 각 기업체가 동일한 시스템에 비용을 중복 투입, 개발하던 시스템을 각 기업체가 보유한 특정 기술분야에 참여해 개발하고 있는데다 기능모듈 또한 통합하는 과정을 거쳐 한 시스템으로 구성하는 혁신적인 변화를 겪고 있어 기업 입장에서 보면 보다 큰 경쟁력을 갖게 됐다.
따라서 이러한 개별 기업들이 기술협력체제를 완벽하게 갖추게 되면 세계적인 거대 통신기업과의 경쟁도 가능하게 된다.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도 MSMP 통신시스템기술에 입각한 집중적인 연구와 개발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많이 본 뉴스
-
1
5년 전 업비트서 580억 암호화폐 탈취…경찰 “북한 해킹조직 소행”
-
2
LG이노텍, 고대호 전무 등 임원 6명 인사…“사업 경쟁력 강화”
-
3
AI돌봄로봇 '효돌', 벤처창업혁신조달상품 선정...조달청 벤처나라 입점
-
4
롯데렌탈 “지분 매각 제안받았으나, 결정된 바 없다”
-
5
'아이폰 중 가장 얇은' 아이폰17 에어, 구매 시 고려해야 할 3가지 사항은?
-
6
美-中, “핵무기 사용 결정, AI 아닌 인간이 내려야”
-
7
국내 SW산업 44조원으로 성장했지만…해외진출 기업은 3%
-
8
반도체 장비 매출 1위 두고 ASML vs 어플라이드 격돌
-
9
삼성메디슨, 2년 연속 최대 매출 가시화…AI기업 도약 속도
-
10
美 한인갱단, '소녀상 모욕' 소말리 응징 예고...“미국 올 생각 접어”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