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를 대표할 만한 신기술로 자동차를 빼놓을 수 없다. 자동차는 이제 우리 생활의 일부분이 됐다. 네트워크 시대가 와도 차의 필요성은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문제는 얼마나 환경친화적인 차를 만드느냐에 있다. 오늘날 지구 온실효과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약 25%가 자동차 때문에 발생한다. 전기자동차는 배기가스를 전혀 방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미래형 자동차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전기로 자동차를 가게 만드는 것일까. 방법은 연료전지와 배터리 두 가지다. 외부로부터 전기를 충전, 저장해야 하는 배터리방식은 수백 파운드의 무거운 배터리팩이 필요한데다 운행거리에 제한이 따르고 3∼6년에 한번씩 배터리를 교환할 때 적지 않은 돈이 든다. 그래서 자동차 업계에서는 연료전지 방식에 더 주목하고 있다. 특히 수소연료전지는 배터리에 비해 작고 가벼우며 빠른 시간에 재충전된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 수증기만을 방출하기 때문에 가장 깨끗한 미래형 동력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료전지형 전기자동차는 화학적 배터리 대신 작은 발전소에 비유할 수 있는 연료전지를 싣고 다닌다. 원래 연료전지는 우주선에 동력을 공급하기 위해 개발됐다. 수소와 산소는 로켓의 연료와 산화재로, 연료전지에서 생기는 물은 승무원의 음료수로 고안된 것.
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에너지에서 발생한다. 이는 전기분해의 역반응을 이용하는 것이다. 물을 전기분해 할 때는 전도성을 높인 수용액에 전압을 가해 수소와 산소로 만든다. 반대로 연료전지에서는 수소와 산소를 화합해 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전력을 얻게 된다.
이때 백금촉매로 도포된 전해질막으로 수소와 산소를 격리해야 한다. 수소는 촉매의 작용으로 이온화하고, 수소에서 분리된 전자는 배선을 통과해 산소 쪽으로 흐른다. 배선의 중간에 모터를 놓으면 전력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수소와 산소가 결합할 때는 저온을 유지하게 되고 60% 이상의 높은 효율을 얻을 수 있다. 최신 화력발전소 효율이 50% 정도라는 것을 감안하면 연료전지는 상당히 경제적인 동력원이다. 전해질에 따라 연료전지는 몇 가지 종류로 나뉘는데 전기자동차에는 주로 고분자막의 전해질이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전기자동차의 문제는 수소가스가 천연으로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수소화합물에서 분리해내야 한다는 것. 이때 천연가스나 메탄올에서 수소를 얻는 방법이 흔히 쓰인다. 메탄올의 경우 액체 연료기 때문에 현재의 가솔린 연료 스탠드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어 새로 연료보급시설을 정비할 필요가 없다는 게 장점이다.
촉매를 사용해 메탄올과 물을 반응시키면 수소와 이산화탄소(CO₂)로 되고 이때 생긴 수소를 연료전지에 공급할 수 있다. CO₂는 대기중으로 방출되는데 연료전지 효율이 높기 때문에 그 양은 내연기관보다 훨씬 적다.
또 한가지 문제는 수소가 상온에서 기체기 때문에 중량은 가볍지만 체적은 크다는 것이다. 그래서 수소흡장합금을 조합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수소흡장합금이란 금속원자의 틈 사이에 수소를 원자 상태로 저장하는 장치다. 연료전지 전기자동차에 100㎏의 수소흡장합금을 사용하면 여기에 2㎏의 수소를 저장할 수 있다. 그 체적은 온도 0도, 1기압에서 수소량으로 계산할 때 무려 2만L 이상에 해당하고 항속 거리는 250㎞에 이른다.
수소흡장합금은 차의 냉방과 난방에도 유리하다. 수소가 흡장될 때는 열이 발생하고 수소를 방출할 때는 열을 흡수하기 때문. 열을 흡수하게 되면 냉방으로 이용할 수 있고 연료전지에서 발생하는 수증기는 난방장치로 쓸 수 있다.
이처럼 미래형 자동차로 필요충분조건을 갖춘 전기자동차는 90년대 중반 이후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벤츠는 이미 94년에 「NECAR 1」이라는 이름의 전기자동차를 발표한 후 계속 업그레이드 모델을 내놓고 있다. 포드도 캐나다 연료전지업체인 발라드 파워 시스템과 텍사코, 애틀랜틱 리치필드, 셸 등 3개 석유회사와 협력해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개발에 나섰다. 이들은 2000∼2003년에 수소연료전지를 동력원으로 하는 승용차 45대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시험운행할 계획이다. 또 2004년까지는 전기자동차의 상업적 생산 시스템을 갖출 예정이다.
<이선기기자 s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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