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시뮬레이션 시리즈로 최고의 인기를 누려온 「대항해시대」 4편이 나왔다. 푸른 바다에서 펼쳐지는 한 편의 대서사시가 무더위를 잊게 하는 게임이다. 전편에 이어 미지의 대륙을 탐험하는 젊은이들의 이야기가 계속된다.
무기를 뺏고 도시를 불태우고 살상을 저질러야 점수가 올라가는 전략시뮬레이션에 식상한 게이머라면 「대항해시대」처럼 순수하게 외교와 해상무역을 통해 바다를 정복하는 해양시뮬레이션으로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우선 이 작품은 화려한 캐릭터가 특징이다. 순정만화 주인공처럼 수채화같은 일러스트레이션이다. 전편과 비교할 때 확실하게 업그레이드 된 기능은 3D 그래픽 가속 카드 지원이다. 「삼국지」처럼 실시간 전투가 가능해 졌다는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기껏해야 대포를 쏘면서 원거리 포격전을 벌이고 선원들이 백병전으로 싸우는 게 고작이었던 전편과 달리 이번엔 게이머가 실시간으로 배의 방향과 이동경로를 찾아가면서 긴박감 넘치는 해상 추격전을 벌일 수 있다. 마우스로 배의 방향을 조정하는 것과는 별도로 키보드 방향키를 이용해 돛의 각도를 변화시킬 수 있게 된 것도 흥미롭다.
해양무역은 이 게임이 주는 독특한 즐거움이다. 각 항구 도시마다 교역조건이 다르고 특산물의 값도 달라진다. 우선 총독부 같은 건물을 찾아가 계약을 맺은 후 교역소에서 거래를 해야 한다. 만일 도시를 점령하고 있는 상인들과 적대관계가 된다면 그때는 해상전투가 불가피하다.
<이선기기자 s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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