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비아의 향후 사업에 국내외 업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87년에 설립, 칩세트만을 전문으로 생산해 오던 비아는 최근 내셔널세미컨덕터의 사이릭스와 IDT의 윈칩 등 인텔 호환 컴퓨터중앙처리장치(CPU)사업을 각각 인수, PC용 CPU시장을 인텔·AMD·비아라는 3각체제로 재편하는 주역이 됐다.
사이릭스와 윈칩사업은 인텔의 저가 CPU시장 공략에 밀려 고사직전의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각각 매각이 결정돼 당초 인수업체가 나서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매각결정 발표 1, 2개월만에 인수업체가 모두 비아로 나타나 국내외 업체를 놀라게 했다.
비아의 사이릭스·윈칩 인수목적은 「칩세트를 기반으로 CPU를 통합, 가격경쟁력을 갖춰 인텔에 대항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전세계 CPU시장에서 사이릭스와 윈칩을 합친 시장점유율은 7%에 불과, 비아 입장에서는 CPU사업 자체만으로는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지난 달 방한한 비아의 티모시 첸 매니저는 『비아는 독자적인 CPU사업보다는 칩세트를 기반으로 CPU사업을 통합, 인텔에 대항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비아는 칩세트 사업을 추진하면서 인텔과 곳곳에서 충돌, 특허분쟁에 휘말리고 있으나 사이릭스와 윈칩사업을 진행해 오던 내셔널세미컨덕터, IDT와 각각 100여건의 상호특허(크로스 라이선스)계약을 체결했고 이들 업체가 인텔과도 상호특허계약이 체결된 상태여서 인텔과의 특허문제는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아는 또한 인텔이 칩세트와 CPU를 동시에 공급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어 이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CPU사업이 필요했고 향후 사업방향도 칩세트와 CPU 공동판매로 예상된다.
이같은 비아의 정책은 국내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비아의 칩세트는 일반 유통시장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등 일반인들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국내업체 수출용PC에는 상당수 탑재되고 있다.
비아의 국내 총판업체인 FM컴에 따르면 삼보컴퓨터의 자회사인 e머신즈의 PC에 비아의 칩세트인 「MVP3」가 월평균 10만개씩 공급되는 등 50% 가량이 비아제품으로 구성되고 있다.
이에 앞서 비아는 삼보컴퓨터가 이탈리아 올리베티사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공급하는 PC에 「VP3」라는 칩세트를 상당수 공급했고 e머신즈사 설립계획 당시, 비아의 윈치 첸 사장이 수시로 한국을 방문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삼보컴퓨터와는 오래전부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비아가 인수한 사이릭스 CPU 역시 올초 e머신즈사 제품에 상당수 채택되는 등 e머신즈사 덕택에 사이릭스의 국내 시장점유율도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비아가 자사의 칩세트와 사이릭스의 CPU를 동시에 판매할 경우 국내 수출용PC를 비롯한 저가 PC시장에서 인텔에 대항할 수 있는 경쟁업체로 부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FM컴의 홍정기 사장은 『인텔이 CPU와 칩세트를 번들형태로 공급하면서 가격을 크게 낮춰 기존 칩세트만을 판매했을 때 가격경쟁에 밀렸지만 이제는 상황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FM컴측은 최근 비아로부터 칩세트와 CPU영업을 동시에 펼쳐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이 분야의 전문인력을 보강, 이르면 이달 말부터 CPU사업도 동시에 펼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FM컴은 특히 최근 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초저가 PC의 규격이 e머신즈사 PC와 거의 유사, 이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인텔에 대항하는 비아의 견제 수준이 어느 정도일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홍식기자 hskim@etnews.co.kr>
많이 본 뉴스
-
1
테슬라, 중국산 '뉴 모델 Y' 2분기 韓 출시…1200만원 가격 인상
-
2
필옵틱스, 유리기판 '싱귤레이션' 장비 1호기 출하
-
3
'과기정통AI부' 설립, 부총리급 부처 격상 추진된다
-
4
'전고체 시동' 엠플러스, LG엔솔에 패키징 장비 공급
-
5
모바일 주민등록증 전국 발급 개시…디지털 신분증 시대 도약
-
6
두산에너빌리티, 사우디서 또 잭팟... 3월에만 3조원 수주
-
7
구형 갤럭시도 삼성 '개인비서' 쓴다…내달부터 원UI 7 정식 배포
-
8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보조배터리 내부 절연파괴 원인
-
9
공공·민간 가리지 않고 사이버공격 기승…'디도스'·'크리덴셜 스터핑' 주의
-
10
상법 개정안, 野 주도로 본회의 통과…與 “거부권 행사 건의”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