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텔(Wintel)」은 세계 PC시장에서 SW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사 윈도의 「윈(win)」과 PC의 두뇌인 마이크로프로세서(MPU)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인텔사의 「텔(tel)」을 조합한 합성어다.
MS가 소프트웨어적 엔진(OS)을, 인텔이 하드웨어적 엔진(마이크로프로세서)을 제공하는 PC의 가장 큰 특징은 개방형 아키텍처를 채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찾아볼 수 있다.
PC 본체는 기본적으로 한 개의 회로를 가진 카드로 구성된다. 이 한 개의 카드가 바로 주기판(메인보드)이다. 주기판은 표면에 부착된 여러 개의 소켓(슬롯)을 통해 마이크로프로세서·주기억장치(RAM)·보조기억장치 등 핵심부품들을 연결해준다.
또 데이터 입출력(I/O)·그래픽(VGA)·영상·사운드·통신포트·프린터포트 등 개별적 처리기능을 가진 좀더 작은 카드들을 접속할 수도 있다. 소켓을 통해 사용자들은 원하는 처리기능을 가진 장치나 카드를 연결해 PC 성능을 사실상 무한대로 확장할 수 있다. 따지고 보면 개방형 아키텍처의 비밀은 바로 이 소켓에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개방형 아키텍처는 81년 IBM이 처음 PC를 만들 당시부터 염두에 두었던 핵심 설계사상이다. 이 설계사상은 오늘날까지도 PC의 기본골격으로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이 사상은 IBM이 처음 고안했지만 계승 발전시킨 것은 지난 18년 동안 존재했던 전세계 모든 PC회사, 주변기기회사, 소프트웨어회사, 그리고 사용자들이다.
그래서 PC 설계에 대한 권리를 누구도 「내 것」이라고 주장할 수 없으며 그 표준은 누구도 마음대로 훼손할 수 없다. 하지만 주인이 없다는 점에서 이 사상은 어느 힘센 자가 나타나 「내 것」임을 주장할 수도 있다는 속성을 함께 갖고 있다.
이 힘센 자가 현재로서는 OS와 CPU를 공급하는 윈텔이다. 윈텔은 개방형 아키텍처의 최대 단점, 그러니까 PC의 모든 구성요소들이 결국 OS와 CPU에 의해 그 성질이 결정되는 종속변수들이라는 점을 적절히 이용해 힘을 길렀다.
그러나 「내 것」임을 주장하는 윈텔의 목소리는 크지 않으면서도 집요하며 겉으로 보아서 매우 논리적이다. 윈텔은 또한 종속변수들을 다스리는 「통치술」에서도 완급을 조절할 수 있을 정도의 힘과 여유를 갖고 있다. 윈텔의 승리는 바로 이 집요하고 논리적인 목소리와 완급조절 능력을 마케팅에 적절하게 활용한 데서 얻어진 결과라 할 것이다.
<서현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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