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자동화(FA)산업이 되살아나고 있다.
IMF시대에 접어들면서 공작기계, 산업용 로봇, 논리연산제어장치(PLC), 컴퓨터 수치제어(CNC)장치, 분산제어장치(DCS), 인버터, 레이저 가공기 시장이 동결되는 등 골깊은 불황에서 허덕이던 우리 FA산업이 회복되고 있다는 소식은 더없이 반가운 일이다.
FA산업이 살아나는 것은 우리 기업의 구조조정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청신호일 뿐 아니라 더 나아가 우리 경제의 위기극복 가능성을 그만큼 밝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동안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던 우리의 FA산업이 회생될 수 있었던 가장 큰 동인은 기업들의 설비투자 마인드가 되살아났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산업기반기금과 구조개선자금 등 시장에 유입된 자금이 풍부하다는 점과, 수출 특수를 누리고 있는 일부 업종의 투자확대도 FA산업의 회생을 부추겼다고 할 것이다.
특히 대표적인 자본재 산업이며 「기계산업의 꽃」으로 불리는 공작기계 수주액이 대폭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같은 현상은 최근 한국공작기계공업협회가 집계해 발표한 공작기계 수주동향을 통해서도 잘 나타나 있는데, 대우중공업·현대정공·화천기계·기아중공업·두산기계 등 국내 49개 업체의 5월 수주액이 총 85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 지난 4월에 비해 30.1%나 증가했다.
또한 5월말 현재 누계 수주액도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한 3558억원이라고 하니 공작기계 산업경기가 회복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뿐 아니라 지난해 30%에 불과했던 내수 비중이 올해는 50%로 늘어나고 있다. 그동안 꽁꽁 얼어붙었던 내수시장이 최근들어 회복되고 있음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공작기계 시장이 이처럼 조기에 회복될 수 있었던 것은 주 수요처인 자동차·전자·전기 산업의 내수경기 회복으로 기업의 체감경기가 상승한데다, 외산을 선호하는 대기업보다는 국산을 선호하는 자동차 1, 2차 벤더 등 중소기업의 설비투자가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동차·전자·전기 업종의 수주 금액이 전체 수주액의 50.2%를 차지했다.
또한 지난 3월부터 대출이 시작된 산업기반기금 및 구조개선자금과 수출 특수를 누리고 있는 일부 업종의 투자확충도 공작기계 경기회복에 일조했다.
따라서 미주 경기둔화 및 원화가치 상승 등으로 인한 수출부진을 최소화하면 공작기계 업계는 안정적인 성장가도에 접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작기계뿐 아니라 산업용 로봇, PLC, CNC장치 시장도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으며 DCS·인버터·레이저 가공기·CAD/CAM·MMI(Man Machine Interface) 등도 지난해보다 15%에서 30%까지 시장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반적인 수치가 말해주듯 IMF체제 이후 장기침체에 빠졌던 FA산업이 살아나는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 정도로 우리의 FA산업이 완전히 회복된 것으로 낙관하기는 어렵다. 아직도 많은 취약점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부가가치 제품은 미국·독일·일본 등 선진국에 밀리고 중저가 제품은 중국 등 개도국의 맹렬한 추격에 시달리고 있다.
또한 그동안 국내 기업의 보호막 역할을 하던 수입선 다변화 조치가 해제됨에 따라 이제부터는 안방에서 선진기업과 맞대결을 펼쳐야 한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FA산업은 위기를 벗어났다기보다는 가까스로 겨우 안정을 되찾은 상태라고 봐야 한다. 최악이던 지난해와 비교해 조금 호전된 수치에 들뜨기보다는 이를 국제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대표적인 자본재 산업인 FA산업이 만개할 수 있도록 민·관이 힘을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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