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새로운 도전 디지털 방송 (14.끝);파급 효과

　지상파·위성·케이블TV 등 방송매체의 디지털화는 방송장비, 프로그램 제작, 디지털TV 및 세트톱 박스의 보급 등 영상산업 전반에 걸쳐 엄청난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방송사들이 기존의 아날로그 설비를 디지털 설비로 개체함에 따라 방송장비업체와 방송분야 시스템통합(SI)업체들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디지털 특수가 일 것으로 보인다.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 3사의 추산 자료에 따르면 이들 방송사만도 스튜디오(126곳), 중계차(62대), 편집실(170곳), 카메라(532대), VCR(749대), 송·중계기(66대), 간이중계기(502대), 링크장비(313대), 측정장비(64대) 등의 시설 및 설비가 우선 기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장비로 교체돼야만 한다. 여기에 지역민방·위성방송·케이블TV 등 매체까지 합치면 디지털로 전환해야 할 대상 시설은 훨씬 많다.

　이들 시설에 들어가는 장비 중 대표적인 것으로 HD급 비디오 및 마스터 스위처, 오디오 믹서, HD 및 SD급 카메라, 디지털 특수효과장비, 비선형편집기, 디지털 VCR, 비디오 서버, 디지털 크로마키 프로세서, 디지털 문자발생기, 디지털 중계차, 비디오 코덱, 디지털 송신기 등을 들 수 있는데, 디지털 방송이 본격화되면 매년 평균 수천억원 규모의 방송장비 및 시스템 수요가 신규로 발생할 전망이다.

　물론 수상기 분야에도 디지털 특수가 거세게 일 것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디지털TV는 오는 2010년까지 전세계적으로 4억2500만대의 거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는 2010년까지 약 550억∼870억달러의 디지털TV를 수출할 수 있다는 게 연구원측의 분석이다.

　디지털 세트톱 박스도 유망 수출품목 중 하나다. 세트톱 박스의 수출시장 점유율을 컬러TV시장 점유율과 비슷한 것으로 추정할 때 오는 2005년까지 약 240만대, 9억6000만달러 규모의 제품을 수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디지털 방송은 방송장비나 수상기 등 하드웨어 분야의 수요 진작 효과뿐만 아니라 영상산업·멀티미디어콘텐츠·데이터베이스·부가통신서비스 등 미래형 고부가가치 벤처산업 기반을 조성하는 토대가 될 것이다.

　특히 디지털TV·통신·소프트웨어 등 전방산업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원재료·부품 등 후방산업에 연쇄적인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디지털 방송의 고용창출 효과도 매우 크다. 오는 2005년까지 디지털TV 관련장치 및 조립산업 부문에만 최소 9만명 이상의 고용창출이 예상되며 특히 지식산업 분야의 고용창출 효과는 장치 및 조립산업 분야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고용증대 및 연관산업 유발효과는 정부가 디지털 방송을 조기에 실시하려는 이유 중 하나다.

　그러나 디지털 방송에 대한 지난친 낙관은 금물이다. 우선 일부 방송장비를 제외하곤 일본 등 외국 장비의 수입이 불가피해 방송장비의 무역역조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재 HDTV용 비디오 코덱이나 디지털 송신기 등의 국산화가 일부 이뤄졌지만 그외의 장비는 대부분 수입이 불가피하다.

　디지털 방송 분야는 국내 업체가 일부 원천기술을 갖고 있지만 로열티(기술료)가 외국으로 빠져 나갈 가능성도 매우 높다.

　특히 지상파 방송의 국내 표준전송방식으로 확정된 미국의 VSB방식은 미국에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물론 디지털 방송 분야의 특허보유업체인 미국의 제니스사가 LG의 자회사고, 삼성이 「MPEG LA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어 외국업체와 상호 라이선스가 가능하지만 여전히 특허료 문제는 언제 돌출할지 모르는 변수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