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칩세트 공급계획 "오락가락".. 주기판 차질 우려

 국내 PC주기판 업계가 미국 칩세트 공급업체인 인텔사의 잦은 공급계획 변경과 공급물량 조절 등으로 제품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PC주기판 업계는 「ZX」칩세트의 세계적인 품귀현상과 「810」칩세트의 출시지연, 「820」칩세트 스펙변경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공급 정책수립에 난항을 겪고 있다.

 당초 주기판 공급 계획대로라면 BX주기판이 이달을 기점으로 서서히 단종에 들어가고 810주기판이 보급형 주기판시장을 장악해야 하는 상황. 또 가격경쟁이 격심한 BX주기판 대신 ZX주기판이 주력제품으로 공급되고, 820주기판의 마케팅이 본격적으로 시작돼야 하는 시점이나 모든 것이 불투명한 상태다.

 먼저 보급형 주기판 시장을 장악할 것으로 예상됐던 810주기판이 그래픽 기능의 버그문제로 출시시점이 한달 이상 늦어지고 있다. 더욱이 펜티엄Ⅲ 중앙처리장치와의 호환성 문제까지 불거져나오면서 810주기판 자체의 상품성에 의문을 갖는 업체가 늘고 있다.

 이미 4∼5개의 주기판 공급업체들이 810주기판 공급계획을 세우고 샘플 테스트까지 진행했으나 예기치 않은 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잠정적으로 제품도입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810」칩세트는 발표 당시부터 국내 주기판공급 업체들 사이에서도 상품성 여부가 엇갈렸으나 버그문제와 펜티엄Ⅲ 호환성이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면서 부정적인 이미지가 크게 증폭되고 있다.

 엑셀러레이티드 그래픽포트(AGP) 4x와 울트라 ATA­66을 지원키로 돼 있던 820주기판도 이달 초 인텔이 AGP 4x 기능을 지원하지 않기로 발표하면서 제품공급이 제대로 이뤄질지 의문시되고 있다.

 이미 대부분의 그래픽카드 업체와 주기판업체들이 오는 9월 820주기판 출시에 맞춰 AGP 4x사양에 대한 마케팅을 펼쳐왔으나 인텔이 820칩세트에도 VGA기능을 포함된 제품을 공급하겠다고 말을 바꿈으로써 820칩세트 공급일정이 계획보다 늦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더욱이 가격경쟁이 극심한 BX주기판 대신 주기판 업체들이 대안으로 선택했던 ZX주기판도 ZX칩세트 품귀현상으로 제품부족 문제가 심화되면서 주기판 시장이 총제적인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주기판업체의 한 관계자는 『주기판 공급에 열쇠를 쥐고 있는 인텔이 칩세트 공급을 놓고 계획을 자주 수정함으로써 제품 선정과 공급계획 수립에 어려움이 많다』며 『칩세트 공급이 침체기를 맞음으로써 BX주기판이 칩세트 사상 유례없는 생명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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