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을 최소화할 수 있는 환경친화형 인쇄회로기판(Green PCB) 개발이 발등의 불로 다가오고 있어 국내 PCB업계의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최근 폐기된 전자제품을 소각할 때 발생하는 다이옥신을 근원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중금속을 포함해 난연재가 첨가된 전자제품의 생산을 금지시키고 이들 물질이 포함된 외산 전자제품의 역내 반입도 금지하는 전자·전기장비 폐기물 지침을 마련하기 위해 의견을 수렴중이라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측은 12일 밝혔다.
KOTRA의 한 관계자는 『EU는 현재 가전·정보통신기기·음향기기 등 모든 전자제품의 핵심부품으로 장착되는 PCB에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을 배출하는 할로겐족 화합물의 첨가를 규제하는 것을 골자로 한 전자·전기제품 폐기물 지침을 확정, 2004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라면서 국내 전자제품 생산업계는 물론 PCB업계가 이에 대한 준비 태세를 갖춰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EU에 대한 국산 전자·전기제품의 수출 실적은 지난해 70억달러에 달할 정도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직수출되는 PCB도 전체 PCB 수출의 약 30%를 차지하는 점을 감안할 때 EU의 이같은 움직임은 「강건너 불」이기보다는 「발등의 불」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동안 다이옥신이 배출되는 PCB 대신 환경친화형 PCB의 개발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업계와 학계일각에서 제기됐으나 수요가 없다는 이유로 국내 PCB업체들은 이의 개발에 소극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다.
국내 전자업체의 한 관계자는 『최근들어 일부 유럽계 전자업체들이 브롬을 비롯한 할로겐족 화합물이 포함되지 않은 그린 원판을 사용해줄 것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었으나 현재까지 EU지역에 수출되는 전자제품에는 그린 PCB가 장착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EU가 환경친화형 제품을 요구할 경우에 대비해 다각적인 대응책 마련을 준비중이다』고 밝혔다.
PCB분야의 대기업체 한 관계자도 『그린 원판을 사용한 환경친화형 PCB를 수주받아 공급한 적이 있으나 본격적인 영업에 나선 적은 없다』면서 『앞으로 그린 원판을 사용한 PCB의 수요가 크게 늘 것에 대응해 UL규격 승인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그린 PCB는 할로겐족 화합물 대신 질소·인산계 화합물을 난연재로 이용하기 때문에 기존 PCB보다 환경오염 유발물질인 다이옥신의 배출량을 최소 10배 이상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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