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자 "분할" 밑그림 나왔다

 오는 10월 LG반도체와 반도체 부문 합병을 앞두고 있는 현대전자가 합병의 전제인 「회사 분할」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현재 추진중인 회사 분할 형태는 가칭 현대반도체와 현대산업전자라는 2개 회사로 회사를 나누는 것이다. 현대전자의 주요 5개 사업 중 반도체 부문은 현대반도체로, 통신과 초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모니터·전장 등 나머지 4개 사업은 현대산업전자로 분할하겠다는 내용이다.

 이 회사 분할 계획은 LG반도체와 주식 양수도 계약 체결 이전부터 줄곧 검토된 것으로 현대전자 내부적으로 상당 부분 구체적인 밑그림이 그려진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를 위해 현대전자는 최근 임원 인사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회사 분할 이전에 임원들의 진로를 사전 결정해 회사 분할과 LG반도체와 통합작업을 차질없이 진행시키겠다는 목적이다.

 또한 회사 전체의 자산·부채·자본을 반도체와 산업전자에 일정 비율로 나누기 위한 자산 실사 작업도 상당히 진척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회사 분할과 통합반도체 회사 출범을 위한 이같은 사전 작업이 순조롭지만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분할 비율 문제. 현대전자 내부적으로 반도체와 비반도체 부문의 매출을 기준으로 6 대 4 정도의 분할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회사의 전반적인 자산이나 부채 비율면에서 반도체 부문이 비반도체 부문에 비해 월등히 높아 무 자르듯 6 대 4의 비율로 회사를 쪼개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외부의 분석이다.

 또한 임원진의 편나누기도 적지 않은 골칫거리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반도체 부문의 경우 LG반도체 출신의 임원을 상당수 수용해야 한다는 현실도 적지 않은 짐이다.

 이와 관련, 회사 일각에서는 일부 고위 임원 중 상당수가 퇴진할 것이라는 소문까지 무성하게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당초 지난주 초 단행될 것으로 알려졌던 임원인사가 김영환 사장의 미국 출장 이후인 다음주로 미뤄진 것도 이같은 속사정과 무관치 않을 것으로 추측된다.

<최승철기자 sc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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