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B "환경친화" 대책 급하다

 벨기에산 돼지고기에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 들어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다이옥신 공포가 국내 식탁문화를 위협하고 있다.

 다이옥신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이 높아지자 정부는 각종 수입 음식물에 포함된 다이옥신 함유량을 규제할 수 있는 관련 규정 제정을 서두르는가 하면 다이옥신 배출원을 차단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사각지대에 놓인 각종 산업쓰레기 소각시설에 대한 점검과 다이옥신을 배출할 수 있는 산업·건축자재에 대한 규제책도 마련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이번 벨기에산 돼지고기 파동을 계기로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은 다이옥신 배출 가능성이 높은 전자제품의 수입을 더욱 엄격히 규제할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국내 전자업체들도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전자제품의 핵심 부품으로 장착되는 인쇄회로기판(PCB)에는 다량의 할로겐족 화합물이 포함된 에폭시수지가 사용되는데 이것을 소각할 경우 상당량의 다이옥신이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할로겐족 화합물이 포함된 에폭시수지를 재료로 한 PCB가 다이옥신을 배출, 인류 장래에 어두운 그림자를 던지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독일·일본 정부가 최근들어 할로겐족 화합물이 포함된 PCB 생산을 규제하고 나아가 새로운 대체 물질 개발을 산업계에 독려하자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 PCB업체와 관련 소재업체들은 신공법·신소재 개발에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이달 초 일본에서 개최된 「JPCA(일본인쇄회로기판협회)99」쇼에 출품한 일본 PCB업체들은 모두 할로겐족 화합물이 포함되지 않은 에폭시수지를 사용한 PCB를 전시하면서 앞으로 환경친화형 PCB만을 생산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또 대다수 PCB원판업체와 동박·잉크업체들도 할로겐프리(Halogen Free)형 제품의 공급에 주력하겠다는 마케팅 전략을 펼치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와 더불어 마쓰시타·JVC·도시바·소니 등 주요 일본 전자업체들도 앞으로 가급적 할로겐프리형 PCB를 탑재한 제품 생산에 주력할 것임을 내비쳤다.

 이처럼 일본 전자업체와 PCB·소재업체들이 다이옥신의 배출 가능성을 최대한 억제할 수 있는 할로겐프리형 제품의 개발·생산에 주력하고 있는 데 반해 국내 전자업체와 PCB업체들은 이 사안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국내 유명 전자업체의 부품 구매담당자는 『아직까지 할로겐프리형 전자제품을 본격 생산하지 않고 있다』면서 『유럽 수출용 일부 전자제품의 경우 할로겐프리형 PCB를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유력 PCB업체의 한 관계자도 『할로겐프리형 PCB는 제조원가가 비싸고 요구하는 세트업체도 거의 전무해 개발하지 않고 있다』면서 『오는 2002년 이후에나 본격 생산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밝혀 국내 PCB업계의 환경친화 대책은 요원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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