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은 꿈의 재료다. 게임이라는 꿈의 세계를 창조하는데 필요한 상상력을 불어넣은 사람들은 누구일까. 최고의 게임 디자이너들은 꿈의 원형을 만들고 그 스타일은 끊임없이 모방되고 변형되면서 전세계 게이머들에게 끊임없이 새로운 환상을 경험하게 한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게임 디자이너로는 시드 마이어(Sid Meier)를 손꼽는다. 게임의 대부로 불리는 마이어는 재즈로 말하면 듀크 앨링턴, 영화계에선 앨프리드 히치콕같은 존재다. 80년대에 그는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액션, 어드벤처, 전략 게임에 이르기까지 모든 게임장르를 완성했다.
사자머리와 BMW를 연상시키는 인물 존 로메로(John Romero). 이온 스톰사 회장인 존 로메로의 대표작은 「둠」과 「퀘이크」다. 그는 92년 게임디자인으로 갑부가 된 후 튜더 양식의 호화주택에 살면서 고급승용차를 타고 록스타처럼 긴 머리를 휘날리고 다닌다. 덕분에 스포츠잡지의 표지모델로도 활약하며 여성 팬들에게도 인기 최고다. 존 로메로는 게임 테크놀로지의 시대가 가고 게임 디자인의 시대가 온다고 믿는다. 그래서 이온 스톰은 「디자인이 법이다」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다.
시게루 미야모토는 일본을 대표하는 게임 디자이너. 81년 닌텐도 입사 후 「동키 콩」을 만들었고 슈퍼마리오 형제를 8비트 닌텐도 비디오게임기용으로 선보였다. 롤플레잉 게임 「젤다」 시리즈도 그의 작품. 미국의 신세대 디자이너들 가운데는 미야모토 스타일의 추종자들이 많다.
게임의 전설 「테트리스」로 일약 스타가 된 사람은 알렉시 파지트노프(Alexey Pajitnov). 모스크바 출생의 수학자인 알렉시는 80년대 초반 전세계에 테트리스 열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알고보면 그는 불우한 게임 디자이너. 테트리스가 4000만장이나 팔렸지만 구 소련 체제 하에서 그는 한 푼도 벌지 못했다. 테트리스 성공이후 수 많은 아류작들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도 오리지널 테트리스를 능가하는 작품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이다.
동굴 속에 온갖 괴물이 등장하는 「던전 앤드 드래곤」 스타일을 가장 멋지게 만들어낸 게임 디자이너는 리처드 가리오트(Richard Garriott)다. 83년 오리진 시스템을 설립한 후 「울티마3」로 전세계 게이머들을 열광시켰다. 천으로 만든 지도라든가 다양한 상품들을 패키지에 넣어 판매하기 시작한 것도 가리오트의 아이디어였다.
전자게임의 아버지로 불리는 놀란 부시넬(Nolan Bushnell). MIT시절 그는 첫번째 게임 「컴퓨터 스페이스」를 개발한다. 작품이 너무 복잡해 실패로 끝났지만 두번째로 내놓은 테이블 테니스 게임 「퐁(Pong)」은 게임 역사에 최초의 전자게임 히트작으로 기록된다. 처음에 그는 캘리포니아 서니베일의 한 술집주인을 설득해 단골손님들 앞에서 이 게임을 선보였다. 코인박스는 하루만에 25센트 동전들로 가득 채워졌고 부시넬은 500달러의 창업자금을 벌게 된다. 72년 부시넬은 아타리사를 세웠고 이 회사가 전자게임 혁명의 주역이 됐다. 조이스틱을 손에 든 아이들이 텔레비전 앞으로 몰려들게 한 사람이 바로 놀란 부시넬이다.
브레트 스페리(Brett Sperry)는 전략게임의 명가 웨스트우드 스튜디오의 창업자. 그는 친구 루이스 캐슬과 85년 창고에서 개발한 리얼타임 전략게임 「듄2」로 게이머들의 우상이 됐다. 이 게임이 히트하지 못했더라면 「워 크래프트」나 「다크레인」 「커맨드 앤드 컨커」도 출시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밖에 시에라 온라인을 설립해 어드벤처 게임의 원형을 만든 로베르타 윌리엄스, 애플컴퓨터 출신으로 EA사를 창립한 트립 호킨스 등도 영향력있는 인물들이다.
이들은 앞으로 게임을 영화나 음악, 연극처럼 감동을 줄 수 있는 예술장르로 만들어갈 최고의 디자이너로 새로운 게임 개발을 위해 아낌없이 천재적인 영감을 불어넣고 있다.
<이선기기자 s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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