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회에서는 상상도 못할 너무 감격적인 행사입니다.』
전자공업진흥회 회장과 전자신문의 전신인 전자시보 초대 발행인을 지내는 등 우리 나라 전자산업의 산 증인인 김완희 박사가 최근 「두개의 해를 품에 안고(동아일보사 펴냄)」라는 자전적 에세이집을 펴내고 가진 출판기념회의 소감이다.
김 박사가 『특히 이번 행사는 각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후배들이 앞장서서 마련해주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라며 활짝 웃을 때에는 고희를 넘긴 나이(74)가 영 믿어지지 않는다.
지난 27일 출판기념회가 열린 조선호텔 대연회장에는 이 행사를 공동으로 주최한 전자신문 김상영 사장과 전자산업진흥회 이상원 부회장을 비롯해 서정욱 과학기술부 장관, 오명 동아일보 사장, 이장무 서울공대 학장 등 모두 100명이 넘는 축하객들이 몰려와 노학자의 회고록 탄생을 축하했다.
전쟁 직후인 지난 53년 미국으로 건너간 후, 대부분의 시간을 해외에서 보낸 김 박사에게 이와 같은 출판기념회는 난생 처음 보는 「하나의 사건」임에 틀림없다.
그는 『지금까지 한국에 대해서는 즐거웠던 추억과 제자에게 은행보증을 섰다가 아파트를 두채나 날리는 등 가슴 아팠던 기억들이 항상 교차하곤 했는데 이번 출판기념회를 통해 우리 민족의 남다른 정을 확인한 것이 무엇보다 기쁘다』고 말한다.
이번 행사는 또 전자신문사와 전자산업진흥회 외에도 전자공업협동조합과 서울공대 동창회 등 모두 4개 단체가 공동 주관 또는 후원한 것도 매우 드문 일이다.
물론 이같은 미담은 저자가 그동안 우리 나라 전자산업 발전에 많은 공헌을 했을 뿐만 아니라 후배 양성에도 힘을 쏟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날 참석한 서정욱 과기부장관과 오명 사장을 비롯, 현재 우리 나라에서 전자·정보통신 회사를 직접 설립·운영하고 있는 원로들 중에 그의 도움을 한번쯤 받지 않은 사람은 드물다.
저자는 이날 인사말에서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로 재직중이던 지난 68년 박정희 전 대통령으로부터 우리 나라 전자산업 발전을 위해 도와달라는 간곡한 부탁을 받은 것부터 79년 귀국한 후 약 5년 동안 전자산업진흥회 회장과 전자시보를 발간하면서 느꼈던 감회를 차례로 소개, 박수를 받았다.
그는 또 『2∼3년 전부터 당시 일어났던 크고 작은 사건들과 감상을 기록해 놓은 일기를 바탕으로 회고록을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탄생한 「두개의 해를 품에 안고」에는 저자가 60년대부터 70년대까지 약 13년 동안 고 박정희 대통령과 주고받았던 20여통의 편지와 정부 자문역으로 당시 국내 정치·산업계 지도자들을 만나 전자산업에 관한 중요성을 역설했던 장면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이 책은 또 당시 전자산업에 큰 관심을 보였던 럭키금성 구인회 회장, 삼성 이병철 회장, 대한전선 설경동 회장, 아남 김향수 회장 등을 직접 만나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던 상황에 대해서도 저자의 눈을 통해 다시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렇다고 이 책의 내용이 모두 과거로만 향해 있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최근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벤처기업 육성에 대해서도 미국·이스라엘·인도 등 외국의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면서 조심스럽게 훈수하는 한편 21세기를 대비하는 우리의 교육·문화적인 환경에 대해서도 논하고 있다.
저자는 끝으로 『그동안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전자산업 발전을 위해 동분서주했던 삶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책의 제목에 「두개의 해」를 넣었다』고 설명했다. 이 책을 통해 노학자의 깊은 조국 사랑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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