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층을 겨냥한 음반업체들의 마케팅 방법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
그 동안은 음반을 낸 가수의 사진집 또는 스티커를 재킷에 포함시키거나 식음료업체와 제휴해 할인쿠퐁을 제공하던 것이 고작이었으나 최근 들어서는 일부 음반업체들 사이에서 동일한 콘셉트를 가진 소비재(Consumer Product) 제조업체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어 사전기획 단계에서부터 공동 기획, 공동 마케팅활동을 펼치는 등 새로운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BMG는 최근 출퇴근길이나 장거리 여행 등 차안에서 듣기 좋은 팝음악들만 엄선해 모은 기획앨범 「Drive」를 출시하면서 젊은이들을 겨냥한 신형 경차 「비스토」를 출시한 기아자동차와 함께 공동 마케팅에 나섰다. 20∼30대 젊은 자가운전자들이 주 타깃이라는 점이 양사의 공동기획을 이끌어 낸 주원인으로, 앨범 재킷에 아예 협력회사 자동차를 배경으로 싣거나 신차 판매시 해당 음반을 사은품으로 제공하는 등 공동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또한 신세대층을 겨냥한 라디오 프로그램에도 공동으로 협찬, 양사 제품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라틴 팝가수 「리키 마틴」의 신보로 국내 음반시장 몰이에 나선 소니뮤직코리아는 시원한 느낌의 음반 성격과 수요층이 잘 맞아 떨어지는 펩시콜라와 공동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리키 마틴이 등장하는 펩시콜라의 광고를 제작, 이미 미주지역과 유럽은 방영에 들어갔으며 국내에서도 곧 방영할 예정이다. 또 대학 축제를 비롯, 전국 주요 도시의 청소년층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공동 판촉 로드쇼에 나서 시음회와 음반 홍보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최근 서울음반이 발매, 연속 5주째 인기정상을 달리고 있는 유승준의 신보 「열정」도 소비재 제조업체와의 협업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음반 발매와 동시에 방영되고 있는 삼성전자의 컴퓨터 광고가 음반 못지 않은 인기를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뮤직 비디오를 연상케 하는 이 광고는 국내 최초로 2분에 걸쳐 제작됐는데 배경음악으로 쓰인 곡을 싱글로 발매해달라는 요구까지 나올 정도다. 이 때문에 유승준은 삼성전자로부터 판매량 확대에 대한 공로로 감사패까지 받기도 했다.
음반업계의 한 관계자는 『음반과 공통적인 콘셉트나 겨냥하는 수요층이 같은 신제품의 경우, 동시 출시 및 공동 영업 활동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최근 성공사례들이 하나 둘 나오기 시작하면서 이같은 공동 마케팅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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