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논쟁 시비가 일고 있는 이동전화 전자파의 영향을 한국인 체형에 맞게 측정할 수 있는 측정시스템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원장 최덕인)과 한국전파연구소(소장 최명선) 오학태 박사팀은 11일 자기공명영상진단장치(MRI) 데이터를 이용, 인체 두부(頭部)와 이동전화의 전자파 영향을 정밀 분석할 수 있는 한국인 표준 모델 측정시스템을 공동 개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이 시스템은 한국인 표준 머리 크기를 갖는 남자모델을 선정, MRI로 300여장의 사진을 촬영해 한국인 표준 인체 두부 모형 SW를 만들고 이에 전자파를 가해 영향을 평가할 수 있는 장비다. 특히 이 두부 데이터는 18세부터 59세까지 남자의 머리를 MRI로 단층 촬영한 뒤 뼈·피부·근육·뇌·눈·혈액·척수액·연골·공기 등 9가지 매질로 단순화시킨 다음 이를 다시 적층시켜 고해상도 3차원 영상 정보로 만든 것이 특징이다.
이 시스템은 구성된 3차원 영상에 각 매질의 전도도·유전율·투자율 등의 전기적 특성 정보를 입력시켜 사람의 건강 상태와 나이, 이동전화의 사용 주파수에 따른 인체 두부 손상여부를 평가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또 국내 이동통신업계에서 사용하고 있는 주파수인 850㎒·1.8㎓·2㎓ 대역을 이용해 측정할 수 있어 국내 이동통신단말기의 전자파 유해논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뿐만 아니라 사람이 직접 이동전화를 사용하지 않고서도 눈·뇌·귀 등 가장 중요한 인체 조직에 대한 영향을 평가할 수 있어 국내 이동통신단말기 제조업체의 전자파 차단기술 개발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간 이동전화 전자파 측정 인체 두부 모델은 미국 NLM(National Library of Medicine)에서 제공하는 미국 흑인의 두부 데이터가 이용돼 왔으나 한국인 모델에 의한 측정시스템이 개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연구팀은 개발된 시스템과 연구결과를 13일 한국전파연구소에서 개최될 「전파기술세미나」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대전=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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