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환율변동에 따른 대책마련 부심

 최근 달러당 환율이 1100원대로 하락, 수출경쟁력이 크게 약화됨에 따라 가전업체들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6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최근 달러당 환율이 1100원대로 떨어지면서 그동안 달러당 1250원 정도를 적정환율로 보고 수출에 나서온 TV·VCR 및 에어컨·냉장고·세탁기·전자레인지 등의 가전제품에 대한 가격경쟁력이 크게 약화되고 있다.

 가전업체들은 특히 정부가 최근 환율정책을 변경하면서 최저 수준의 환율로 잡아놓은 것으로 알려진 1150원선까지 낮아질 경우 수출경쟁력이 10% 가량 약화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내달부터 「환율 1100원대 시뮬레이션」이라는 프로그램을 본격 가동, 달러당 환율을 1100원대로 가정하고 이에 맞는 수준의 제조원가 절감 및 위험분산을 위한 대책을 모색해 나갈 예정이다.

 LG전자는 이를 통해 우선은 제조원가 절감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품목별로 수출물량을 확대해 환율하락으로 인한 손실을 보전해나가고 그래도 부족하면 아예 제조물량을 해외공장으로 대거 이전한다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그동안 박차를 가해온 생산성 향상운동을 통한 제조원가 절감 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해 경쟁력을 높여나가는 한편 최근에는 그동안 고수해온 「제값받기」 전략위주에서 수출물량을 늘리는 방안으로 수출전략을 대폭 수정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에어컨 수출정책을 가격위주에서 물량위주로 전환한 데 이어 세탁기의 경우도 일부 지역에서 가격을 10% 가량 인하, 판매량 확대에 나서는 등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이미 「제값받기」 전략을 대폭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환율이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며 『당분간은 환율하락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로서는 제조원가를 절감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대안이 없는 실정』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이처럼 환율하락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업계 일각에서는 『더이상의 환율하락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정부차원에서 주도해온 외자유치를 자제하고 오히려 외채를 갚아 국내에 달러가 늘어나는 것을 막는 등 환율정책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대두되고 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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