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호환이 안되는 복제방지시스템을 도입한 주문형 음악(AOD)전용 사이트가 속속 개설되고 이를 채용한 MP3플레이어가 잇따라 등장하면서 소비자들이 큰 혼란을 겪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BR네트콤·리퀴드오디오코리아 등이 사이버 공간에서 이뤄지는 MP3 음악파일 등 디지털 음악의 불법유통을 방지함으로써 음악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해 복제방지시스템을 개발, AOD사업자와 MP3플레이어업체를 대상으로 활발한 영업을 전개한 데 힘입어 관련업체들이 제각각 다른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음반사인 월드뮤직과 도레미레코드가 이미 삼성전자의 「시큐맥스」를 도입했고 LG인터넷은 BR네트콤의 「디지캡」을 채용했으며 크림레코드는 리퀴드오디오의 「리퀴드뮤직시스템」을 각각 도입해 인터넷상에 AOD 전용 사이트를 개설, 서비스를 실시하거나 준비중이다.
여기에 AOD사업자들과 별도로 MP3플레이어 업체들 중에서도 삼성전자·새한정보시스템 등은 「시큐맥스」를 도입했고 LG전자의 경우 「디지캡」을 채용했으며 라스텔 등 일부 업체는 「리퀴드뮤직시스템」을 도입키로 하는 등 MP3플레이어 개발업체들이 제각각 다른 복제방지시스템을 채용하고 있다.
이처럼 AOD사업자와 MP3플레이어업체들이 호환이 안되는 복제방지시스템을 제각각 채용함에 따라 소비자들은 어떤 MP3플레이어를 구입하고 어떤 AOD서비스를 이용해 음악을 감상할지 몰라 큰 혼란과 불편을 겪고 있다.
소비자들이 이같은 혼란을 겪고 있는 이유는 삼성전자의 「시큐맥스」로 암호화해 서비스되는 SM3 음악파일을 구입한 소비자는 자신이 구입한 음악을 시큐맥스를 채용한 MP3플레이어에서만 감상할 수 있고 LG전자에서 개발한 MP3플레이어에서는 음악을 들을 수 없게 돼있기 때문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소비자들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구입한 MP3 음악파일을 복제방지시스템이 일치하는 플레이어에서만 감상할 수 있는 반면 불법유통된 MP3 음악파일의 경우 복제방지시스템의 종류에 상관없이 모든 플레이어에서 재생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만일 소비자가 시큐맥스와 디지캡으로 암호화된 음악파일을 모두 듣고 싶다면 현재로선 삼성전자와 LG전자에서 출시하는 MP3플레이어를 하나씩 구입하든지 아니면 불법 유통되고 있는 음악파일을 계속 사용하는 방법 외엔 별다른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당한 대가를 지불한 소비자는 플레이어의 제약을 받는 반면 불법유통된 음악파일을 갖고 있는 소비자는 제약없이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며 『더 이상 소비자들을 우롱하는 일이 없도록 복제방지시스템간에 호환성을 부여하는 등 시스템의 표준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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