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2000년(Y2K)문제의 해결은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 컴퓨터가 2000년 연도 인식을 잘못해 일어날 수 있는 사회적 대혼란을 막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정부 및 투자기관 그리고 민간기업이 추진하고 있는 컴퓨터 Y2K문제 해결작업이 좀더 적극적으로 추진돼야 마땅하다.
더구나 미국과 일본이 Y2K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정 및 원거리통신을 포함한 5개 부문에서 2000년 문제 공동위원회를 결성하는 등 국제적인 협력을 강화해 나가는 상황이어서 신속한 문제해결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점에서 정부와 여당이 최근 컴퓨터 2000년 표기문제로 인한 재산권 소멸 등 법적·사회적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Y2K특별법」의 제정을 추진키로 한 것은 관련 기관 및 업계는 물론 일반인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정부의 관련법 제정 발표 이후 정부와 국회 차원의 후속조치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소식이다.
Y2K문제와 관련한 분쟁을 해결함에 있어 가장 확실한 대안은 국회를 통해 특별법을 만드는 것이라는 데 이견을 다는 사람은 별로 없다. 하지만 대다수 국회의원들이 Y2K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갖가지 정치현안에 매달려 법제정을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작업을 뒤로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이달 초 한나라당 이상희 의원을 중심으로 여야의원 27명이 공동으로 「Y2K특별위원회」를 구성키로 결의했으나 아직까지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정부와 여당이 입법추진키로 한 「Y2K특별법」 제정계획도 당정간의 합의로 발의된 것이 아니라 해당부처의 실무자 의견으로 제시될 정도로 범부처 차원에서 추진돼야 할 Y2K특별법 제정이 일부 소수 전문가들에 의해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Y2K특별법 제정에 대한 입장도 부처 이해에 따라 다르다.
Y2K대책협의회를 운영하는 총리실과는 달리 법무부는 Y2K로 인한 분쟁이 발생할 경우 민사소송법 등 기존 법체계로도 해결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굳이 특별법을 만들어 Y2K문제로 생긴 소송사건을 처리할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이다.
물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Y2K특별법 제정이 이처럼 지지부진한 것은 행정부처와 정당마다 사정이 다르고 여러 가지 불가피한 사유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판단이 늦어질수록 신속하게 처리해야 할 각 분야의 Y2K문제 해결작업이 더욱 늦어질 수밖에 없는 만큼 이 문제는 조속히 매듭지어야 한다.
미국이 이미 지난해 「Y2K정보공개법」 제정에 이어 최근에는 「Y2K손해배상제한법」 제정을 추진하는 등 Y2K문제로 인한 분쟁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른 어느 나라보다 법적기반 마련에 재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의미를 잘 새겨야 할 것이다.
정부와 민간기업이 오래 전부터 Y2K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2000년이 몇 개월 남지 않은 현재까지 정부 및 투자기관, 민간기업의 Y2K 조치현황은 그리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게 각 조사기관을 통해 발표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달 초 한 영국계 Y2K검증기관이 우리나라에서 사용되고 있는 신형 펜티엄급 PC를 대상으로 Y2K문제를 테스트한 결과 25% 정도가 연도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발표할 정도로 Y2K문제에 대해서 우리나라는 「안전지대」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이다.
Y2K문제에 따른 컴퓨터 판매자와 사용자의 분쟁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점을 의미하는 것이다.
Y2K문제에 따른 소송과 같은 분쟁이 발생할 경우 시스템 공급업체나 운용업체, 이용자 모두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특별법 제정은 더 이상 늦춰져서는 안될 것이다.
법제정이 늦어질수록 각 분야의 Y2K문제 해결이 늦어지고 이에 따른 이해당사자간의 분쟁이 사회적인 문제로 부각될 수 있다는 점을 정부가 새롭게 인식하고 법제정을 언제까지 어떤 내용을 담아 끝낼 것인지를 진지하게 검토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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