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한 게임에 대해 상반된 심의결과가 나와 혼란이 우려된다.
26일 관련업계 및 기관에 따르면 온라인 게임심의를 담당하고 있는 정보통신부 산하 정보통신윤리위원회는 미국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사의 「스타크래프트」와 이 게임의 확장팩인 「부루드워」에 대해 통신망을 이용한 서비스가 「적합」하다는 판정을 내렸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김철환 과장은 『「스타크래프트」가 작년 PC게임으로 심의를 받았지만 인터넷을 통해 즐길 수도 있기 때문에 온라인 게임으로 간주해 심의했다』면서 『게임 내용의 전체가 아닌 「멀티플레이어」부문에 대해 심의한 결과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요소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 게임은 PC용 CD게임물(새영상물) 심의를 맡고 있는 문화부 산하 한국공연예술진흥협회(공진협)로부터 「연소자관람불가」 등급판정을 받은 상태인 데다, 이들 게임을 청소년에게 대여한 혐의로 게임방업주들이 대거 불구속 입건되고 이와 관련한 행정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비록 「게임 내용 전체가 아닌 온라인 성격에 대한 것」에 국한됐다고 하더라도 이번 판정은 게임방 업주를 비롯한 이해당사자들에게 적지 않은 혼란을 줄 우려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진협의 반진수 새영상물 심의부장은 『이들 게임이 어차피 게임 CD가 있어야 멀티플레이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온라인 게임요소만을 떼어내서 심의한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게임물 심의제도를 정비하는 차원에서 주무부처가 나서 조율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공식적인 심의기관이 동일한 게임에 대해 상반된 판정을 내림으로써 「스타크래프트」를 단독으로 이용할 경우는 청소년들이 사용할 수 없고, 온라인 상에서 여러 사용자와 이용할 경우는 문제가 없는 꼴이 됐다』며 현행 게임물 심의제도의 맹점과 정부 부처간 의사소통의 문제를 꼬집었다.
<유형오기자 ho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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