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 완전히 무장해제되나.」 기획예산위가 23일 정부 단일안으로 최종 확정 발표한 제2차 정부조직 개편안 내용 가운데 정통부에 해당하는 「외부위탁, 민영화 대상」 「기능이양 대상」 「책임기관화 대상」이 모두 기존 정통부의 핵심기능을 떼어내거나 폐지하는 것이어서 상당한 파문이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이번 개편안을 두고 정통부의 간판은 그대로 유지하되 사실상 완전 무장해제에 나서겠다는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어 부처 통폐합 논리보다 오히려 더욱 거센 반발과 타당성 논란이 야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부분의 정보통신 전문가들이 『현 정부가 도대체 정보통신산업에 대한 기본개념이나 갖추고 있는지 의심스럽고 한심하다』고 지적할 만큼 이번 개편안은 충격적이다. 국 과장 이상 고위직급 몇 자리가 없어지는 차원이 아니라 정부부처로서 반드시 확보해야 할 기능마저 넘겨주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정통부 개편안 가운데 가장 큰 시비거리는 「유선통신, 이동 및 부가통신사업자 육성기능 폐지」 조항이다. 행정자치부에서 끈질기게 요구하고 있는 기존 「정책실의 국 단위 격하」를 표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국가 인프라이면서도 무차별 대외개방을 눈 앞에 둔 시점에서 국제경쟁력을 갖춘 통신사업자 육성이 절체절명의 과제인 데도 이를 포기하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반론이 비등하다.
더욱이 규제는 풀고 육성지원은 강화하는 것이 현 정부의 정책기조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개편안은 지향점이 거꾸로 가고 있다는 지적도 많다. 통신산업은 속성상 전세계 어떤 국가도 민관 협력을 통한 해외시장 공략, 내수기반 조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도 정통부와 업계가 밀접하게 협력, 세계 각국에 장비를 수출하고 이제부터 최대 유망상품인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서비스 및 각종 유선 데이터통신 시장진출에 나서야 할 판에 육성기능 폐지는 국익과도 배치된다는 것이다.
기능이양 대상으로 꼽힌 정보통신공사업자 및 별정통신사업자 관리 등도 대국민 서비스 제고나 부실기업에 의한 피해를 줄인다는 차원에서 되레 정부기능을 강화해야 할 부분이라는 목소리도 높다.
정통부 공무원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우정사업 책임기관화의 궁극적인 방향에 대해서는 이론이 많지 않다. 하지만 보편적 공익서비스를 명분으로 정부의 이런저런 지원으로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데 구체적 대안제시도 없이 밀어붙이기만 해서는 곤란하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이택기자 ety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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