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부품 및 전자장비의 국산화와 함께 고부가가치 전자부품 및 장비생산을 활성화하며 선진기술의 국내 이전을 촉진한다는 취지로 매년 개최되고 있는 「전자주간」 전시회는 국내 최대의 전자부품 관련 전문전시회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 전시회는 디스플레이 부품과 반도체 등 각종 첨단전자부품은 물론 AV부품, 가전기기용 부품 등 다양한 부품을 총망라하는 가운데 요즈음 각광받는 정보통신기기 및 관련부품의 출시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저항기·콘덴서·코일 등 3대 수동부품은 그동안 대형 리드선 타입에서 초소형 칩타입으로 숨가쁘게 변화되면서 전시회 출품작도 이에 발맞춰 많은 업체들이 관련부품을 내놓고 국내외 참관객들의 관심을 끌어왔다.
PCB는 과거 단면PCB, 양면PCB를 거쳐 최근에는 대형 PCB업체들이 MLB사업으로 돌아서고 있으며 연성PCB(FPC) 등으로 출품 추세가 바뀌고 있다. MLB는 기존 컴퓨터 주기판이 중심이 돼 이동통신시스템·단말기·BGA패키지 등 반도체 및 TFT LCD 관련 신규시장이 활짝 열리면서 고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돼 전시회에 출품된 PCB와 관련장비들도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
커넥터의 경우 타부품과 마찬가지로 정보통신기기의 본격적인 상용화에 따라 고밀도·협피치 커넥터 및 기지국용 초고속통신용 커넥터가 전시품목의 주류를 이뤄나가고 있다. 또 광커넥터 및 관련 광부품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적지 않은 업체들이 해마다 관련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이밖에 최근에는 인체 및 타전자부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전자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EMI·EMC 노이즈필터 등 노이즈 방지용 부품이 해마다 다수 출품되어 노이즈 관련시장이 확대되고 있음을 잘 반영하고 있다.
또 장비분야에서는 PCB 제조장비를 비롯해 콘덴서·트랜스 등 일반부품 제조장비부터 각종 측정장비에 이르기까지 거의 전분야를 망라한 장비들이 이 전시회를 통해 소개되어 전자부품업체들이 새로운 생산설비를 도입하는 데 촉진제가 되고 있다.
최근에는 각종 세트의 경박단소화에 의해 표면실장형 부품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전시회에 선보이는 장비도 솔더링기·칩마운터·SMD재작업장비 등 표면실장 관련제품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하지만 부품산업은 세계적인 생산국으로 발돋움했는데도 관련 장비산업은 제자리 걸음하고 있다는 것을 이 전시회를 통해서 추정해볼 수 있다. 전시회에 출품되는 대부분의 장비가 외산이며 전시되는 대부분의 국산장비는 기초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어 외산장비와의 기술격차를 확연히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는 핵심부품·컨트롤러·설계기술 등 기반 기술력의 취약과 좁은 내수시장 그리고 부품업체들의 맹목적인 외산장비 선호의식 및 정부의 장비산업 육성정책 부재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긴 결과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와 함께 최근 출품되고 있는 전자부품도 몇가지 아쉬운 점을 남기고 있어 전자부품업체들의 제품개발력 빈곤을 그대로 드러내 취약한 국내 전자부품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IMF로 어려움을 맞아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많은 전자부품업체들이 참여하지 못하고 있으며 국내 부품 관련업체들이 세대교체를 이루지 못해 기존제품 이외에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앞으로 부품 및 장비업체들은 전시회를 통해 국내 전자산업이 처한 상황을 되짚어보고 특히 선진 부품업체들과 기술적 비교를 통해 가능성을 모색할 기회로 삼아야 국내 유일의 전자부품 전시회인 전자주간이 명실상부한 한국을 대표하는 전자부품 전문전시회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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