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주총 이모저모

 ○…참여연대 등 소액주주 시민단체의 주요 대상으로 지목돼 개회 수일 전부터 주주는 물론 일반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삼성전자의 올해 정기주주총회는 개회 3시간 전부터 주주 신분확인 등의 절차문제로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던 지난해와 달리 차분한 가운데 시작.

 이에 따라 주총에 참석한 일부 주주들은 주총이 시작되자마자 지난해 13시간 반이나 걸렸던 주총시간이 올해는 오후 2시 이전에 끝나지 않겠느냐는 다소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해 주목.

 그러나 1호 의결안건인 결산승인건부터 경영진과 참여연대 등 소액주주 측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오전까지 7개 의결사항 중 1개만 처리돼 올 정기주총 또한 결코 쉽게 끝나질 않을 것임을 예고.

 ○…참여연대 측은 지난해 수출이 크게 늘고 내수가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내수에서 이익이 발생하고 오히려 지난 한해동안 무려 1조3000억원이 투자된 해외법인에서 적자가 발생한 것은 본사의 밀어내기식 수출에서 비롯된 결과가 아니냐고 강도높게 지적.

 이에 대해 윤종용 사장은 『2∼3년전까지만 하더라도 밀어내기식 수출을 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해에는 매출확대보다 악성재고와 채권을 처분한 데 경영의 초점을 맞춘 데서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

 윤 사장은 컬러TV 사업을 예로 들며 『97년 말까지 184만대의 컬러TV가 해외법인의 재고로 남아 있었지만 지난 연말에는 45만대로 줄어들었다』며 『본사와 해외법인을 포함해 모든 제품의 재고는 과거 4개월치 판매분에 달했으나 현재는 1개월 판매량만 남아 있는 상태』라며 구체적 숫자를 제시해 눈길.

 ○…참여연대의 질문이 계속되는 가운데 우리사주 대표라고 자신의 신분을 밝힌 한 삼성전자 직원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어려운 상황 속에서 97년에 비해 매출과 당기순이익이 늘어난 것은 경영진과 직원들이 공동으로 노력해서 얻은 결과』라며 『월급과 복리후생비가 깎였으면서도 1만7000여명의 직장동료가 해고돼 밤낮없이 일하고 있는 직원과 회사를 일부 주주들이 마치 죄인처럼 취급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울분을 토로, 잠시 장내를 숙연케 하기도.

 ○…삼성전자가 빅딜대상인 삼성자동차의 최대 주주의 하나인 만큼 이번 정기주총에서도 삼성자동차 출자 손실에 대한 책임소재를 묻는 질문이 쇄도해 눈길. 특히 참여연대 측은 이미 사업이 중단된 삼성자동차의 자본출자분 1700억원과 5조원에 이르는 투자액의 손실에 대한 책임소재, 삼성자동차에 파견된 삼성전자 직원들의 처리문제 등을 집중 거론, 경영진이 한때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기도.

<양승욱기자 sw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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