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벤처지원 포럼]기조발언

이계형 중기청 벤처기업국장

　최근 개정, 공포된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은 창업인프라 구축에 초점을 두는 형태로 손질이 됐다.

　우선 벤처기업의 범위 조정을 들 수 있다. 기존법에서는 벤처기업을 창업투자회사나 신기술금융사가 투자한 업체로 분류하고 매출실적이 없는 창업단계의 기업은 벤처기업에서 제외됐었다. 하지만 개정법에서는 매출실적이 없는 창업중인 기업도 전문기관의 평가를 통해 벤처기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중소기업청이 조만간 설립할 「한국벤처투자조합」이 투자한 기업과 외국에서 도입한 고도기술을 사업화하는 기업도 벤처기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했다.

　이번 개정법에서는 특히 벤처기업 활성화의 최대 관건인 「한국벤처투자조합」의 설립근거를 마련했다.

　한국벤처투자조합은 재정과 공공기금에서 50%, 국내외 개인 및 기관투자가들이 50%를 각각 출자해 재원을 조달하며, 창업기업에 직접투자를 통해 벤처기업의 원활한 자금공급을 꾀해 나갈 계획이다. 물론 운영은 국내외 민간전문회사에 위탁하게 된다.

　대학 및 연구소의 실험실 공장제도 도입도 신설했다. 대학 및 연구소의 시설에 소속기관장의 허가를 받아 「실험실 공장」 설치를 허용한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 박사급 고급인력의 90% 이상이 주로 대학 및 연구소에 근무하고 있고 대학 및 연구소가 가지고 있는 실험기자재를 활용해 창업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대학·연구기관의 실험실에서는 공장등록이 불가능해 교수 및 연구원의 창업이 사실상 불가능했었다.

　실험실 공장 설치가 가능한 장소로는 대학, 국공립연구기관 및 정부출연연구기관, 민법에 의해 설립된 연구기관이 해당된다.

　특히 실험실 공장등록 인정과 함께 창업보육센터의 공장등록도 허용됐다.

　대학이나 연구소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과 인력을 활용하기 위해 이들 기관이 창업보육센터를 경쟁적으로 유치, 건립하고 있으나 그간 대학과 연구소내에 공장등록이 근본적으로 불가능했던 것이 걸림돌이었다.

　따라서 개정법에서는 건축법과 대덕연구단지관리법의 적용을 배제, 창업보육센터 입주자에게 공장등록을 허용하도록 했다.

　벤처기업의 창업을 손쉽게 하기 위해 최저설립자본금 규모도 5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낮췄다. 일각에서는 설립자본금 규모를 더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현재 이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또 상장법인과 코스닥 등록업체간 차별성을 없애기 위해 코스닥 등록 벤처기업에 대해 자사주식 취득과 일반공모 증자를 허용했다.

　자기 회사의 주식 취득으로 주가안정 유지와 경영권 방어를 할 수 있게 됐으며, 주주들의 신주인수권을 배제하고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신주를 발행할 수 있게 했다.

　개정법에서는 교수·연구원들의 창업을 촉진하기 위한 벤처기업 임직원 겸직 근거도 마련됐다. 그동안 교수의 겸직 대상은 공무원·연구기관 또는 공공단체 임직원으로 한정됐었다.

　연구원도 마찬가지로 타연구기관 연구원으로만 겸직이 허용됐으나 이번에 벤처기업 임직원까지 겸직이 허용됐다. 물론 공무원 신분을 가진 국공립대학 교수나 연구원은 직무상 능률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허가할 수 있다는 단서규정이 달려 있기는 하다. 우수 기술인력을 많이 확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스톡옵션제도의 적용 대상범위을 기존 내부 임직원에서 외부 교수나 연구원·법인 등 외부인력에까지 대폭 확대했다.

　이같은 개정법이 공포됨에 따라 현재 관련법 시행령안도 마련돼 법제처의 심의 완료단계에 있다. 이에 따라 이 시행령안이 조만간 국무회의를 거쳐 대통령의 재가를 받으면 곧바로 시행된다.

　시행령안의 주요 내용을 소개하면 벤처기업 인정조건 중 신기술 개발업체의 범위를 신기술 제품을 개발하는 사업과 음반·비디오물 및 게임업종까지 확대했다. 문화관광부에서는 이 범위에 대해 지금도 더 확대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벤처기업 평가기관도 국립기술품질원·중소기업진흥공단·기술신용보증기금(기술평가센터)·기타 중소기업청장이 인정하는 기관으로 확대했다.

　특히 창업과정에 있는 벤처기업이 벤처기업 확인을 받으려면 사업계획서를 이들 평가기관에 제출해 심사를 거쳐 중소기업청이 벤처기업 여부를 확인해 주도록 하고 있다. 확인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사업자등록을 완료하게 된다.

　시행령안은 또 한국벤처투자조합 출자자도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를 비롯, 은행·보험·한국산업은행·중소기업은행·장기신용은행과 증권투자신탁업법에 의한 위탁회사, 기타 중소기업청장이 벤처기업활성화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정하는 자 등으로 규정했다.

　현행 「2인 이상 10억원 이상」이어야 하는 에인절투자조합 결성기준도 개선, 「2인 이상 1000만원 이상」으로 완화했으며 투자대상도 창업 또는 벤처기업 전환 후 3년 이내에서 7년 이내로 대폭 넓혔다. 게다가 에인절 투자에 대한 조세감면 확인절차도 자료제출에서 투자실적 확인서 발급, 투자실적 문서 통보 등으로 명료화했다. 참고로 현재 국회에 상정된 「조세특례제한법」에는 에인절 투자에 대한 소득공제 및 양도소득세의 비과세를 규정하고 있다.

　시행령안은 특히 주식매입 선택권 대상자를 구체화했다. 즉 벤처기업의 임·직원(제1대 주주, 주요 주주 및 그 특수 관계인은 제외)은 물론 외부인으로 대학교원(교수나 원구원), 국공립연구기관의 연구원,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연구원, 과학산업기술분야 연구기관의 연구원, 변호사, 공인회계사, 변리사, 기술지도사, 경영지도사, 세무사 등이다. 또 연구기관으로 국공립연구기관, 정부출연연구기관, 전문생산기술연구소, 과학산업기술분야 연구기관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밖에 실험실공장 설치 신고 및 승인규정도 마련했다.

　각 부처간 벤처정책 조정을 위해 「벤처기업활성화위원회」의 위원에 재정경제부 차관을 포함시켰으며, 「벤처기업정책협의회」가 그동안 전문위원회 형태로 운영됐으나 운영규정을 시행령으로 편입,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특히 특허관련 확인업무의 특허청장 위임규정을 폐지하는 등 벤처기업 확인을 중소기업청장으로 단일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