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업계, V칩 특허 비상

 국내 TV업계에 TV프로그램 선별장치인 V칩 특허비상이 걸렸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7월 1일부터 미국으로 수출되는 TV물량의 50% 이상에 반드시 V칩을 내장해야 되면서 최근 V칩 특허 보유권자들이 TV업체에 과도한 로열티를 요구하고 있어 국내 TV업체들도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V칩은 청소년들이 공중파나 케이블 방송의 프로그램 가운데 음란 및 폭력적 화면이나 언어 등이 포함돼 있을 경우 해당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없도록 선별하는 장치로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13인치 이상의 TV세트에 대해 올 7월 1일부터는 생산량의 50% 이상, 내년 7월 1일부터는 모든 생산제품에 V칩을 장착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V칩 장착을 의무화하는 시점이 다가오면서 사운드 뷰 테크놀로지·트라이비전 인터내셔널 등 V칩에 대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업체들은 물론 개인특허보유자들도 미국에서 TV를 판매하고 있는 기업에 대해 최고 TV세트 가격의 3.5%를 로열티로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특허보유업체는 필립스·소니·샤프 등 미국내 시장점유율이 높은 업체들에 초점을 맞춰 왔으나 최근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업체들에까지 V칩 특허 사용계약 체결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내 가전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 사운드 뷰 테크놀로지에 이어 최근에는 V칩특허대행업체인 일본의 리치맨사가 특허사용계약 체결을 요구해 왔으나 아직까지 V칩 특허사용계약을 체결한 업체들이 없기 때문에 세계적인 TV업체들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며 『이들 선진업체가 특허료를 지급할 경우 국내 업체들 또한 이에 상응한 특허료를 지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특히 V칩 특허는 다른 특허와는 달리 표준화돼 있지 않기 때문에 관련 특허가 수백개에서 많으면 수천개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크로스라이선싱이 불가능한 개인 특허보유권자들이 특허료를 요구할 경우 국내 TV업계에도 엄청난 피해가 예상돼 이에 따른 대책마련이 시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승욱기자 sw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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