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명 포털(Portal)서비스 업체들이 잇따라 한국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어 인터넷 포털서비스 시장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해외 포털서비스 업체들의 국내 진출은 서비스 다양화라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인터넷 문화 종속의 우려가 커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해외 업체들이 국내 진출을 서두르는 것은 한마디로 글로벌 전략 때문이다. 전세계를 대상으로 구색을 맞추고 광고단가 인상을 추진,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재 야후는 이미 국내 법인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MS)도 지난 12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 알타비스타·라이코스·넷스케이프센터도 올해 말까지는 국내에 들어올 전망이다.
포털서비스는 이른바 인터넷의 관문 또는 현관서비스를 지칭한다. 인터넷을 사용할 때 가장 먼저 뜨는 홈페이지가 포털 사이트다.
포털서비스의 원조는 넷스케이프다. 이 회사가 브라우저 시장점유율 90%를 기록했던 96년 당시 대다수 인터넷 사용자들은 넷스케이프의 홈페이지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했다. 이에 따라 넷스케이프는 야후·라이코스·인포식·익사이트 등의 검색 사이트를 연결해주고 연간 5백만 달러의 임대료를 챙길 수 있었다.
이후 검색업체들이 넷스케이프의 아성에 도전, 포털서비스 시장에 잇따라 진출했다. 야후를 위시한 이들 검색업체는 무료 전자우편, 채팅서비스, 주식정보 제공 등 다양한 무료 콘텐츠를 개발해 사용자들을 모집하고 나섰다.
검색업체들은 특히 최근 들어 업체간 인수합병을 통해 규모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익사이트가 클래시파이트2000을 인수하고 야후가 MCI와 제휴를 맺었으며 MS가 잉크토미·핫메일과 잇따라 제휴를 맺은 사실은 양적 확대를 통해 시장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이처럼 인터넷 업체들이 포털서비스에 연연하는 이유는 광고비와 임대료 수입 때문이다. 미국 인터넷광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4분기 미국 인터넷 광고시장 규모는 3억5천만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2백70%나 늘어났으며 특히 주요 10여개 업체들이 전체 광고수익의 64%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털서비스로 회사의 무게중심을 옮긴 넷스케이프도 브라우저 무료배포와 소스코드 공개에 나섰으며 자사 사이트의 광고수익이 지난해 1억2천5백만 달러, 올해는 2억 달러대에 육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해외 시장에서 이미 전면전에 돌입한 유명 포털 사이트 업체들의 국내 진출로 자칫 기존 국내 업체들이 고사당하지 않을까 벌써부터 우려되고 있다.
한번 사용자는 영원한 사용자라는 소프트웨어 운용환경은 포털 사이트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특히 자본과 인지도는 이 분야에서 최대 무기다. 이런 점에서 국내 업체들은 불리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외 업체들의 진출을 무조건 적대시할 수만은 없다. 다양한 선진 서비스 기법과 새로운 선진 마케팅 기법을 도입함으로써 서비스의 다양화가 가능한 점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다만 그 기반이 흔들려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포털서비스는 문화사업이다. 한번 잠식당하면 회복하기가 그만큼 힘이 든다. 포털서비스는 자국 문화를 기반으로 서비스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이 국적불명일 때 문화적으로 침해받을 것임은 자명하다.
국내 업체들이 해외의 공룡 업체들과 맞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질적으로 국내 사용자들의 입맛에 맞는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며 양적으로는 활발한 제휴와 합병을 통해 규모를 늘려 나가는 데 있다. 이를 통해 부족한 기술과 서비스를 공유해야 한다.
아직은 가능성이 있다. 현재 양적 토대로 진출을 시도하고 있는 해외 업체들의 토착화 전략이 뿌리를 내리지 못한 상태다. 아무래도 한국적 현실에는 맞지 않는 면이 현재까지는 많기 때문이다.
하루빨리 새로운 기법을 배워서 우리 문화에 맞는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선진 마케팅 기법을 도입해 한국적 특성에 맞는 내용들을 담아내야 한다. 인터넷은 향후 국내 정보통신업계 미래 경쟁력의 원산지이며 포털서비스는 인터넷 기술 축적의 시작이다. 따라서 포털서비스는 바로 정보시대로 나가는 「관문」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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