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텔의 「셀빅(CellVic)」이 PDA시장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벤처업체가 내놓은 국산 PDA 1호라는 점에서 그동안 관심을 불러 일으켰던 셀빅은 시판 2개월만에 초도물량 3천개가 대부분 소진되는 호조의 출발을 보이고 있다.
이 제품은 세련된 디자인에 호감이 간다. 가로 77㎜, 세로 1백17㎜, 두께 16.5㎜로 팜 파일럿보다 약간 작은 사이즈. 무게도 1백50g(배터리 포함) 정도로 부담스럽지 않다. 한 손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버튼을 측면에 배치한 것도 디자이너의 센스가 엿보인다.
셀빅의 가장 큰 미덕은 한글 입력이 쉽다는 것이다. 팜 파일럿의 경우 한글 필기를 그대로 인식하지 못해 입력표를 보면서 일종의 약자를 써넣어야 한다. 반면 이 제품은 스타일러스 펜으로 직접 한글을 입력할 수 있어 훨씬 편리하다. 입력 범위를 벗어나거나 심한 악필이 아니면 한글 인식에 실패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PDA의 기본기라 할 수 있는 오토싱크 기능도 합격점을 줄 만하다. 매뉴얼을 참조해 오토싱크 시키는 과정은 초보자에게도 어렵지 않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시리얼 케이블을 PC의 비어있는 COM포트에 꽂아 셀빅을 연결시킨 후 PC에서 셀빅의 개인정보관리 프로그램을 열고 텍스트 파일 가져오기를 선택해 오토싱크 버튼을 눌러주면 된다. 거꾸로 셀빅의 내용을 PC로 전송할 수도 있다. 이 때 PC와 셀빅이 주고 받을 수 있는 정보량은 완성형 텍스트 파일로 5KB. 대략 A4 용지 2장 분량이다.
셀빅간 정보를 교환하는 적외선 통신 기능도 갖추고 있다. 서로 IrDA 포트를 향하게 한 뒤 한쪽에서 「전송」을 실행시키면 된다. 거리 제한은 1m. 마음에 드는 새 친구나 비즈니스상 중요한 사람을 만난 자리에서 명함이 떨어졌을 경우 단추만 눌러주면 전자명함을 교환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다는 것도 셀빅의 장점이다. 소비자가격은 24만9천원이지만 용산에서 구매할 때는 제이텔이 당초 약속했던 19만9천원선에 구입 가능하다. 이 정도면 외산의 절반 수준이다.
반면 인터넷 접속은 아직 완벽하지 않다. 셀빅에 내장된 전자우편 프로그램을 이용해 POP3 기반의 인터넷 전자우편을 주고 받으려면 외장모뎀 또는 PCS와 연결해야 하는데 이를 위한 장비 출시가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PCS를 셀빅과 이어주는 9핀 케이블은 설 연휴가 끝나면 곧바로 시판될 전망이다. 가격은 대략 1만7천원선. 이 케이블을 PCS와 연결하려면 3만원 가량의 통신 데이터 키트를 별도로 구입해야 하는데 017을 제외하면 이미 시중에 나와 있다. 셀빅용 전용모뎀을 사려면 오는 4월까지 기다려야 한다.
종합적으로 평가할 때 셀빅은 외산과 견줘 경쟁력이 충분한 제품으로 보인다. 특히 제작사 제이텔은 사용자들의 요구를 민첩하게 수용할 수 있는 벤처업체라는 점에서 그동안 대기업이 실패했던 국내 PDA시장 개척에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의 제이씨현시스템 (02)3149-4996
<이선기기자 s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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