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는 미국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사, 영국의 신용평가회사 피치IBCA, 그리고 미국의 무디스로부터 신용등급 상향조정을 통보받는 등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라는 외환위기에서 벗어나 현재 경제가 안정기조에 올랐다는 긍정적인 보도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개혁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각 분야에서 순조로운 협력이 필요하며 노사관계 역시 건설적으로 지속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어 긴장을 풀기에는 아직 이른 시기인 듯하다.
또한 그동안 대기업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제품을 납품해온 중소기업들이 비록 정부의 지원이 있다 하지만 연쇄부도의 위기에 내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있다는 것이며, 또한 이러한 위기는 비단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구조조정으로 인한 R&D 투자와 인력을 감축하고 있는 대기업도 앞으로 경쟁력 상실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동안 과거의 어려운 시련들을 협력으로 극복해 왔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이 위기 때마다 공공연하게 쓰여지고 있는 것처럼 우리는 IMF체제 아래서도 서로 공존할 수 있는 협력정신으로 위기를 기회로 삼아 경제위기에서 한시바삐 벗어나야만 하겠다.
『부인, 자식 빼고는 다 바꿔라』고 했던 어느 재벌그룹 회장의 말이 생각난다. 한마디로 변화만이 살 길이라는 뜻이 아닐까. 기업경영의 구조적 변화 없이 기존 경영방식만으로는 치열한 경쟁에서 생존할 수 없다. IMF체제 이후 현재 많은 기업들이 자생을 위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으며 특히 대기업들은 한계산업을 과감히 정리해 수익성 위주의 재무구조와 투자구조로 개편하고 중소기업 역시 사업부 조정, 생산라인과 인원 재배치 등을 통해 기업경쟁력을 향상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과 함께 IMF 체제라는 위기를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현재로서는 수출만이 유일한 길이다. 수출은 외화를 벌어들이는 가장 직접적이고 빠른 방법이기 때문이다. 세계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제품을 개발해 수출을 확대해 가는 전략만이 최선이다. 그러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기술개발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즉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가 더욱 중요하다는 말이다.
국가의 경쟁력은 땅의 크기나 인구수가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일등 기술을 얼마나 보유했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기에 한시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이 바로 기술개발인 것이다.
그런데 최근 관계당국이 발표한 한 보고서를 보면 지난 98년의 경우 국내 민간기업의 연구개발비가 18% 줄었고 기업체 연구원도 5.9% 감원됐으며 과학기술계 20개 정부출연연구소 인력도 1천4백46명이 연구소를 떠났다고 하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지금과 같은 어려운 때일수록 미래를 내다보는 여유있는 자세로 더욱 자체 연구개발에 집중적인 투자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요구된다. 효과적인 연구개발을 위해서는 산·학·연·관의 연계 노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에 따라 이들 모든 기관을 연계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즉 정부는 효과적인 R&D 투자를 위해 국가 R&D 경로를 부문별로 단일화해 중복투자에 따른 비효율을 제거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기업은 기업대로 생산성 향상과 미래 투자에 노력해야 한다.
협력을 통한 공존은 지식기반사회가 도래하는 2000년대에도 기술개발과 함께 많은 분야에서 협력이란 형태로 나타난다. 바로 지식공유가 그것이다. 선진국의 경우는 이미 연구개발·생산·판매·마케팅 등 전 과정에 걸쳐 사원들간의 인터페이스를 촉진시킴으로써 조직 전체의 창조성을 높이고 개발에 필요한 주요 연구결과, 주요 과학자 연구내용 등을 데이터베이스화함으로써 정보와 지식을 발굴하기 위해 제각기 중복적으로 소비했던 시간과 노력을 절약하기 위한 지식공유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뒤지지 않게 지금이라도 당장 우리나라도 특유의 위기에 강한 협동·협력 정신으로 작게는 기업에서, 크게는 국가간의 협력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며 특히 모든 분야에서 국가와 그 국가의 기업들이 세계를 무대로 생존하고 공존하기 위해서라도 협력이 필수불가결함을 다시 한 번 숙지해야 할 것이다.
<김춘호 전자부품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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