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디지털 사업으로 승부

 국내 가전업계가 21세기를 겨냥해 올해부터 디지털 가전사업에 본격 착수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세계 가전시장이 보급확대 및 공급과잉으로 당분간 침체가 예상됨에 따라 이를 극복하고 21세기 가전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수요가 창출될 것으로 보이는 디지털 가전시장을 적극 공략해 나가기로 했다.

 국내 가전업계의 이같은 전략은 재래 가전제품의 경우 국산 가전제품이 주도해온 중저가시장에 중국 등 동남아국들이 저가를 무기로 대대적인 공세를 취하고 있어 이에 따른 치열한 가격경쟁으로 채산성 확보가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디지털가전부문의 경우 올해부터 시장이 급속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그동안 세계 가전시장을 주도해온 일본에 비해 기술적으로 수준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앞서 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2005년의 비전을 「디지털 기술융합과 시장발전을 주도하는 21세기 초우량기업」으로 정한 삼성전자는 이의 실현을 위해 올해부터 디지털TV·DVD플레이어 등 디지털기기 및 핵심부품사업 등 차세대 디지털사업의 추진기반을 강화하고 조기사업화를 적극 추진, 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해 나간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올해 디지털기기를 핵심전략사업으로 설정, 경영자원의 집중화 및 효율적 운영과 함께 연구개발과제의 최적화 및 모델단순화 등으로 현재 개발이 완료된 디지털 TV·LCD TV·DVD플레이어 등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디지털 제품을 선진시장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수출에 나설 계획이다.

 LG전자도 디지털 TV와 PDP 등 디지털제품을 올해의 승부사업으로 선정해 연구인력 및 투자를 집중하고 본격적인 시장형성에 맞춰 핵심부품 및 기술확보에 주력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영국에 28인치 위성방송 수신용 디지털 TV를 독점공급한 데 이어 올 상반기부터는 64인치 HD급 디지털 TV를 미국시장에 본격적으로 수출하는 한편 60인치 이하의 디지털 TV, 브라운관을 채용한 디지털 TV 등 모델다양화를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세계 최고밝기를 실현한 XGA급 LCD프로젝터도 올 상반기부터 미국·일본·영국 등으로 수출에 나설 계획이며,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한 DVD플레이어도 각종 부가기능과 사용자의 편의성을 강조한 3세대제품과 돌비 디지털 디코더가 내장된 고급제품을 올 초 개발 완료해 수출전략 상품화할 방침이다.

<양승욱기자 sw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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