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 3사 "따뜻한 무인년 보냈다"

 국내 시스템통합(SI)산업의 대표주자격인 삼성SDS·LGEDS시스템·현대정보기술이 오랜만에 모두 웃었다.

 SDS는 매출과 순익면에서, LGEDS는 순익면, 현대정보기술은 외형면에서 올 한해 의미있는 성적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이들 빅3 업체의 98년 결산성적표는 IMF라는 특수상황을 감안할 때 나름대로 만족스럽다는 게 그룹 내부의 평가다. 이 때문인지 몰라도 최근 연말인사에서 SI사업을 총괄해온 수장들이 승진하거나 대표이사로 발탁되는 사례가 잇따라 요즘 SI업계는 그야말로 「잔칫집」 분위기다.

 SDS는 올해 9천7백50억원의 매출과 2백50억원의 경상이익을 올렸다. 이중 그룹외 매출인 SI가 전년보다 무려 26% 늘어난 4천5백억원에 이르렀고 경상이익도 3배 이상 증가한 2백50억원을 기록, SI업계의 맏형노릇을 톡톡히 했다. 특히 그간 전무했던 해외수주와 매출이 각각 1천3백만달러와 1천8백만달러에 달해 올해 글로벌업체로서의 입지를 다진 것도 의미있는 대목이다.

 남궁석 사장의 정통부장관 입각으로 공석이 된 대표이사 자리에 SI사업을 총괄해온 김홍기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발탁한 것도 올해 SDS가 거둔 이같은 성적표와 무관치 않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LGEDS에 있어 98년은 그동안 줄기차게 밀어부친 내실 위주의 사업(EVA)경영을 확실하게 정착시킨 한 해였다. 올 매출은 비록 전년보다 2% 정도 떨어진 3천8백38억원에 그쳤지만 경상이익은 26% 늘어난 1백65억원에 달한다. LG가 거둔 매출대비 경상이익률은 4.3%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이같은 실적은 아무리 외형이 큰 프로젝트라도 수익이 떨어지면 입찰에 아예 참여하지 않는 등 철저한 극약처방을 해온 덕분이라는 게 LG 내부의 진단이다. 오해진 전무의 부사장 승진은 앞으로도 내실경영을 한층 강화해 나가겠다는 LG측의 의지표출로 관련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현대정보기술은 올해 공공SI부문에서 무려 전년보다 3배 성장한 2천2백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올 하반기에만도 인천국제공항 통합경비(5백39억원), 하나로통신(4백억원), 체신금융분산(1백62억원), 담배인삼공사 통합정보(1백10억원) 등 총 12개가 넘는 크고 작은 프로젝트를 독식해 「히트가 히트쳤다」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이는 올초 기존 팀조직으로 운영돼온 공공SI사업을 본부조직으로 격상시켜 진두지휘해온 송영삼 부사장의 활발한 영업력 덕분이라는 게 경쟁업계의 분석이다.

 현대는 이같은 하반기 수주호조에 힘입어 전체매출이 24% 증가한 4천5백억원 수준으로 껑충 뛰어올라 LGEDS를 제치고 외형면에서 업계 2위 자리를 차지했다. 또 이같은 외형확대는 후발업체로서 여러 방면의 수주경험이 필요한 현대정보기술에 의미가 크다는 게 자체 분석이다.

 SI업계는 요즘 99년 상반기 전체 예산의 70% 이상을 풀어 경기부양을 앞당기겠다고 공언한 정부 정책에 한껏 고무돼 있다. 올해 나름대로의 경영전략을 검증받은 수장들이 99년 시장에서 어떤 성적을 거둘지 자못 궁금하다

<김경묵기자 km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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