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직업 전문가 개설 IP들, PC통신시장 휘어잡았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장 필요한 덕목은 전문성. 그 어떤 분야를 막론하고 전문가는 융숭한 대접을 받으며 가치를 인정받는다. PC통신서비스를 통해 네티즌들에게 정보와 즐거움을 주는 IP분야에서도 전문가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문 IP」가 대종을 이뤘던 PC통신판에 올해들어 「전문가 IP」들이 대거 진출, 인기를 독차지하며 고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

 PC통신에서 얻은 명성을 발판으로 TV에 출연하는가 하면 기업체·대학 초청강연, 서적출간 등으로 눈코뜰 새 없이 바쁜 「제2의 인생」을 사는 전문가들도 다수다.

 PC통신 「스타패션 따라잡기」(나우누리 go sfsf) 코너는 대표적인 케이스. 현직 여성 코디네이터 두명이 쉬운 용어를 써가며 패션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이 코너는 시작되자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두사람이 한달에 올리는 매출은 5백만∼6백만원. 나우콤에 지불하는 금액을 빼고도 아르바이트로는 짭짤한 규모다. 두 여성은 PC통신에서 스타급 IP로 급부상,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차례 IP 강연을 가졌다.

 「노점상 토탈정보」(나우누리 go nojum) 역시 특이한 경우. 노점경력 3년차인 김모씨는 이 코너에서 노점상 자리잡는 법, 물건 싸게 떼는 법, 노점용품 싸게 파는 곳 등 노점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겨울방학 시즌을 맞아 노점용 장비 대여 이벤트를 벌이는 등 PC통신을 종횡무진 누비고 있다. 그래픽프로그램을 다룰 정도로 컴퓨터에 일가견이 있는 김씨는 월 3백만원 정도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의학·법률·증권·주택분야는 전문가들의 독무대다. 치과의원장이 직접 운영하는 「치과의학정보」(나우누리 go dentist), 산부인과 전문의가 제공하는 「여성을 위한 성의학」(나우누리 go wclinic), 변호사가 직접 온라인으로 상담해주는 「이혼법정」(나우누리 go ihon) 등은 이미 자리를 잡았다. 「김중근의 주가예측」(천리안 go jks), 「내집마련 컨설팅/김영진」(천리안 go kyj), 「부동산분쟁 클리닉」(하이텔 go kjy) 등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들 전문가는 책을 쓰기도 하고 TV에 출현해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전직 일간지 사진기자 출신들이 제공하는 「스포츠 프로농구 사진정보」(나우누리·하이텔 go skbl), 「토탈 매너·에티켓 정보」(나우누리 go manner) 등도 전문가들이 운영하는 IP코너 대열에 끼었다.

 지금까지 이름만 걸고 실제 운영은 전문 IP들에 맡기는 형태에서 벗어나 이들 전문가들이 실제 IP사업에 대거 뛰어들고 있는 것은 IP가 대표적인 소호(SOHO)업종으로, 컴퓨터 운용지식만 있으면 쉽게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한번 이름을 얻으면 고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는 등 아르바이트로서는 최적의 조건을 갖고 있는 것도 IP사업이 전문가들의 공략대상으로 급부상하는 원인이다.

 특히 전문가들이 제공하는 정보는 전문 IP들이 싣고 있는 정보에 비해 실용적이며 자세해 일반인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어 전문가들의 IP사업 진출은 더욱 러시를 이룰 전망이라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PC통신업체의 한 관계자는 『일반인보다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직접 IP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이 신뢰성 측면에서 좋은 점수를 얻기 때문에 개설 요청이 오면 쉽게 계약을 맺게 된다』며 『서비스 이용료가 약간 비싸기는 하지만 알짜정보들이 많아 네티즌들도 많이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일주기자 forextr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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