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국적을 버리며 일본으로 도피했던 국내최대 불법 웹툰 공유사이트 운영자가 한·일 당국의 공조로 결국 국내로 송환됐다. 불법 저작권 침해 사이트 즉시 차단 제도 시행 이후에도 불법사이트가 기술적 우회를 지속하는 가운데, 범죄자를 끝까지 추격해 발본색원하겠다는 정부 의지를 확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법무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11일 일본 당국으로부터 불법복제 만화 공유사이트 운영 사범 A(37세)를 김포공항을 통해 범죄인인도 받았다고 밝혔다.
A는 2015년부터 2022년까지 불법복제 만화 공유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슬램덩크', '원피스', '명탐정 코난' 등 유명 만화저작물 1400여 개를 불법 게시하고 도박사이트 광고를 게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2017년 일본으로 출국해 2022년 일본에 귀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에서는 A가 최근까지도 운영 중인 국내 최대 불법 웹툰 공유 사이트 '뉴토끼'의 운영자로 추정하고 있다. 뉴토끼는 수천만 건의 웹툰·웹소설 불법 복제물을 유통해온 대형 사이트로, 불법 공유로 인한 업계 피해액은 연간 약 6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분야별로는 웹툰 피해액이 월 398억 원(연 4800억 원), 웹소설이 월 100억 원(연 12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A 본인은 뉴토끼 운영자라는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는 2024년 1월 검찰·경찰의 요청을 받아 즉시 사건 법리 검토에 착수하고 일본 당국과 범죄인 인도 협의를 시작했다. 이후 2026년 3월부터 6월까지 일본에서 진행된 범죄인인도 절차를 거쳐 일본 당국의 최종 승인을 받아 A를 국내로 송환했다.
문체부와 검찰, 경찰 등은 이 과정에서 방대한 사건 내용을 일본 당국에 설명하기 쉽도록 정리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지난 3월에는 법무부와 경찰청이 합동으로 일본 현지에서 A의 자택 압수물을 인계받는 등 추가 증거도 확보했다.
이번 범죄인 인도는 2002년 한·일 범죄인인도조약 체결 이후 일본으로부터 일본 국적 범죄인을 인도받은 최초의 사례다. K-콘텐츠를 겨냥한 해외 저작권 침해 사범에 대해 국가 간 공조로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정부가 저작권 침해 불법 사이트에 대한 전방위 대응에 나서고 있는 시점에 이뤄졌다. 문체부는 지난달 11일 문체부 장관이 불법 사이트를 적발한 즉시 임시 차단 명령을 내리는 '긴급차단제'를 도입했다. 다만 제도 시행 직후 일부 사이트의 대체 사이트가 생겨났으며, CDN 경유, 텔레그램 대화방 연계 등으로 차단을 우회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이에 창작자단체 등에서는 근본 원인에 해당하는 사이트 운영자에 대한 직접적인 처벌 필요성을 제기해 왔다.
A의 송환은 차단 중심의 방어적 대응을 넘어 운영자 처벌까지 관철하는 공세적 대응으로의 전환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검찰·경찰·문화체육관광부는 불법복제 만화 공유사이트에 관한 수사 및 국제공조로 사건의 범행 수법, 운영 구조 등 전모를 규명하고, 범죄수익도 철저히 추적·환수할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