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콘텐츠진흥원이 1년 8개월 간 이어진 수장 공백에 마침표를 찍는다. 신임 원장 체제 아래 인공지능(AI) 시대 콘텐츠 정책 재편, K콘텐츠 수출 경쟁력 강화 등 산적한 과제 해결에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는 콘텐츠·한류 전문가인 김윤지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을 신임 원장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김 내정자는 서울대학교 인류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경제학부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한 문화산업 연구자다. 한류의 경제효과 분석, 문화의 산업화 과정을 다뤄왔다. 주요 저서로 '박스오피스 경제학' '한류외전' 등이 있다. 학술 연구와 대중 저술을 병행하며 콘텐츠 산업 정책 분야에서 폭넓은 활동을 이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콘진원은 문체부 산하 기관으로 게임·방송·음악·웹툰·영화·애니메이션·캐릭터 등 국내 콘텐츠 산업 전반의 정책 집행을 담당한다. 단순한 지원기관을 넘어 한류 콘텐츠의 해외 진출 전략 수립, 창작자·기업 대상 제작 지원, 통계·연구 기능까지 아우르는 역할을 수행한다. 올해 전체 예산은 7051억원으로 전년도 6518억원 대비 약 8.2% 증액됐다.
콘텐츠 수출 등 국정과제 수행의 핵심적 역할을 할 기관임에도 원장 선임까지는 진통을 겪었다. 1차 공모에서 유력한 문화계 인사들이 거론됐으나 최종 후보 5명이 모두 적격 판정을 받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업계는 이를 차기 원장에게 요구하는 전문성의 잣대가 높아졌다는 의미로 풀이한다. 관료가 다져놓은 행정 안정 위에서 콘진원이 다음 단계로 나아가려면 산업 전문가의 시각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정부는 K콘텐츠 주도 문화 수출 50조원을 국정 목표로 제시했다. 콘진원은 콘텐츠 수출의 실질적인 집행 주체로, 올해 관련 분야 예산은 전년 대비 83억원 증액된 854억원이 편성돼 있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수출 구조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K드라마와 K팝의 해외 인지도는 높아졌지만 글로벌 플랫폼 의존도가 큰 만큼,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지식재산(IP) 확보가 시급하다. 단순 마케팅 지원을 넘어 IP 자립 역량 강화와 콘텐츠 금융 확대, 신흥시장 개척을 아우르는 입체적인 수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AI 전환도 과제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콘텐츠 산업의 창작·유통·소비 구조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콘텐츠 정책 역시 전환점을 맞고 있다. AI가 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부상한 만큼 기술 도입과 산업 육성을 조화롭게 이끌어야 하는 과제도 차기 원장에게 주어질 전망이다.
콘진원은 올해 AI 콘텐츠 제작 지원과 전문인력 양성 사업을 확대하고 AI·콘텐츠 융합 연구개발(R&D) 투자도 늘리고 있다. 산업 현장에서는 단순 제작 지원을 넘어 AI 학습데이터 활용 기준, 저작권 보호, 창작자 권익 보장, AI 활용 제작 환경 구축 등 보다 근본적인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