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한국통신 송용팔 정보시스템본부장

 『한국통신의 통합고객정보시스템(ICIS:Integrated Customer Information System)은 메인프레임 위주의 기존 시스템을 유닉스로 전환하고 71개의 개별 시스템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한 것입니다.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도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프로젝트지요.』

 통합고객정보시스템 구축을 총괄하고 있는 한국통신 송용팔 정보시스템본부장(44)은 이 시스템 구축으로 진정한 「원콜 원스톱」 서비스시대가 열리게 됐다고 평가한다.

 한국통신의 통합고객정보시스템은 「단일 전산프로젝트로는 사상 최대규모」이자 「세계 최대규모의 통합고객정보시스템」이란 점에서 개발초기부터 국내외 정보기술(IT)업계의 관심 속에 추진됐던 프로젝트다. 한국통신은 내년 3월 이 시스템의 본격적인 가동을 앞두고 마무리작업을 한창 진행 중이다. 지난 18일에는 「초대형 통합시스템과 통신서비스의 혁신」이란 주제로 ICIS 구축사례를 발표하는 워크숍을 개최하기도 했다.

 『한국통신이 통합고객정보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쌓은 기술과 노하우를 다른 기업들에 널리 알려 공유하자는 게 이번 워크숍 개최의 목적이었습니다. ICIS는 세계 최초로 유닉스기반의 개방형시스템과 대용량 데이터베이스기술을 적용해 성공적으로 시스템을 개발했다는 점에서 기업들이 참고할 만한 모델입니다.』

 송 본부장은 ICIS가 정보기술을 활용해 구조조정과 경영혁신을 추진하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ICIS가 본격 가동되면 그동안 상품별·지역별로 나눠져 있는 청구서가 통합되며 전자우편이나 디스켓 등으로 고지서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또 고객이 납부일이나 청구주기를 정하는 등 맞춤서비스가 가능해지고 축적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시장을 분석하고 새로운 상품을 개발할 수도 있다.

 『이제는 시스템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네트워크화하느냐가 중요한 시대입니다. 분산형이냐 집중형이냐 하는 구조문제보다는 시스템의 최적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말이지요. 그런 면에서 그동안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결과적으로는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ICIS의 현장적용을 앞두고 느끼는 감회가 남다르다는 송 본부장은 지금까지 한 일보다 앞으로 할 일이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한다.

 송 본부장이 ICIS를 주관하는 정보시스템본부를 맡은 것은 올해 초이지만 ICIS와의 인연은 매우 오래됐다. 지난 93년 한국통신에도 고객을 지원하는 종합정보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한 주인공이 바로 송 본부장이기 때문이다.

 『그때만 해도 전화국은 수요지 중심에 있는 것이 원칙이었습니다. 전화 수요가 가장 많은 곳에 있어야 관리는 물론 서비스 지원이 잘 된다는 거죠. 그런데 미국 나이넥스사를 방문해보니 뉴욕시 전화를 관리하는 곳이 교외의 산속에 위치해 있더군요. 바로 이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고객지원시스템만 잘 구축돼 있으면 굳이 땅값 비싼 도심지에 전화국이 있을 필요가 없었던 겁니다.』

 당시 업무개발실장을 맡고 있던 송 본부장은 돌아오자마자 보고서를 만들었고 그 제안이 받아들어져 94년 ICIS 구축 기본계획이 확정됐다. 송 본부장으로서는 자신이 제안한 것을 마무리하게 된 셈이다.

 『경영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전산시스템이 잘 구축돼야 함은 물론 이를 활용하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송 본부장은 『ICIS 구축이 마무리되고 활용이 본궤도에 오르면 우리나라의 현실에 맞는 정보공유시스템을 만들고 싶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힌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전산시스템의 보급률은 높지만 실제 효율성은 형편없다고 지적하는 송 본부장이 어떤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나갈지 벌써부터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장윤옥기자 yo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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