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전망대>

출연연 송년회, 송별회로 둔갑

 ○…출연연구기관 구조조정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각 출연연은 송년회가 때아닌 송별회로 둔갑하는 등 연말을 맞아 어수선하고 침통한 분위기.

 올 연말 정든 출연연을 떠나야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명예퇴직보다는 강제퇴직에 가까운 희망퇴직자들이어서 출연연 곳곳에서 벌이는 송년회는 연일 떠나는 아쉬움과 보내는 미안함으로 송별회로 둔갑하는가 하면 밤새 과음으로 연구실마다 「속쓰림」을 호소하는 풍경이 연출.

 출연연의 한 관계자는 『어디 속쓰림을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느냐』며 『문제는 인력감축이 단칼에 이루어지지 않은 채 수시로 또다시 불어닥칠 강퇴가 문제』라고 벌써부터 걱정하는가 하면 인력감원 대상을 통보하는 전자우편이나 원장친서를 받을세라 자체 인사평가위원회가 있는 사무실 근처에는 얼씬거리지 않은 채 우회하는 등 진풍경을 연출.

자체 평가회 일정 "빡빡"

 ○…각 출연연이 올해 기관 고유사업에 대한 자체 평가회를 가지면서 무리한 일정으로 평가회 자체가 겉돌고 있다는 지적이 팽배.

 각 출연연은 20여개 세부과제에 이르는 기관 고유사업에 대한 올해 연구결과를 평가하면서 일부 출연연의 경우 연구결과 발표시간을 15분으로 제한, 수십장에 이르는 보고서 요약분을 읽을 시간도 없을 정도로 촉박. 출연연 관계자는 『꾼들이 모여서 평가회를 하는 만큼 15분 정도면 충분하다』고 강변하면서도 『짜고 하지 않고서는 어떻게 15분으로 연구결과에 대한 토론이 있겠느냐』는 질문에는 묵묵부답.

"일방적 기술이전" 수용

 ○…한·베트남 정상회담에서 양국간 과학기술공동위 설치가 기정사실화되자 과기부 관계자들은 『베트남측의 끈질긴 요구에 우리측이 선물하나 준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

 한·베트남 과학기술공동위는 베트남측이 기회 있을 때마다 요구해온 것으로 「주고 받는」 과학기술 협력을 강조해온 과기부로서는 일방적인 기술이전을 요구하는 베트남측의 요구를 번번이 거부해 왔으나 청와대측이 전격 수용했다는 후문.

 과기부의 한 관계자는 『양국 정상들의 공동성명 채택으로 한·베트남 과학기술공동위원회가 설치되겠지만 아직까지 차관급으로 할지 국장급으로 할지 방향조차 서있지 않고 천천히 실무협의를 해나갈 생각』이라며 별로 탐탁지 않다는 입장.

내년 3월 개각설 "들썩"

 ○…올 한해 구조조정 태풍이 몰아쳤던 대덕연구단지에 최근 「내년 3월 개각설」이 난데없이 돌아 일부 기관장들이 「들썩 들썩」.

 이같은 움직임은 차기 총선에 대비해 국회의원을 겸직하고 있는 강창희 장관이 내년 3월 이전에 「지역구 관리 때문에 장관직을 내놓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하고, 여기에다 정보통신부 장관의 「낙마설」까지 가세돼 일부 기관장이 잦은 서울행을 결행하는 동기가 되고 있다는 것이 연구단지 관계자의 전언.

 이에 대해 연구단지에서는 『최근 구조조정과 맞물려 뒤숭숭한 분위기에서 기관장이 자신의 이미지 관리만 한다』며 볼멘소리.

출연연 10대뉴스 "눈길"

 ○…최근 대덕연구단지 일부 연구소가 연말을 맞아 출연연 10대 뉴스를 뽑았는데 톱뉴스로 「연구단지 구조조정과 인력감축」이 뽑혀 주목. 10대뉴스에는 이밖에 「연봉제 실시」 「연구계약고 감소」를 들어 경제한파에 따른 연구분위기 침체가 금년 한해를 주도했음을 반영.

 이에 대해 연구단지 관계자는 『구조조정으로 어려운 한해였다』며 『내년에도 이같은 기분나쁜 10대 뉴스가 나올 것 같다』며 한숨.

<정창훈기자 chjung@etnews.co.kr·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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