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 알선서비스가 해외무역의 패턴을 바꾸고 있다. 인터넷 전자상거래 알선서비스를 통하면 해외 바이어를 찾아 전세계를 누비지 않아도 된다. DHL 등 항공우편을 통해 카탈로그나 거래명세서를 보낼 필요가 없다. 인터넷 홈페이지에 소개된 제품과 제품사양을 훑어본 후 의문사항은 전자우편으로 물어보기만 하면 만사 OK. 중소기업으로서는 그만이다.
알선서비스는 기업들이 IMF의 높은 파도를 넘는 데 더욱 유용하다. 경비를 절감하고서도 큰 성과를 내는 「최소비용 최대효과」 경제원칙을 실제로 체험할 수 있게 한다는 얘기다.
인터넷 전자상거래 알선서비스가 중소기업들의 해외무역을 도와주는 사이버 종합상사로 발돋움하고 있는 것이다.
◇활용사례
서울에 위치한 철강코일·펌프·튜브 생산업체인 홍림물산이 인터넷에 눈을 돌린 것은 지난해 말. 해외수출로 활로를 뚫고자 노력했지만 인건비를 포함한 비용지출이 너무 커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을 때였다.
홍림물산은 수소문에 들어갔다. 외부의 도움을 청하기 위해서였다. 인터넷 전문가가 없어 제대로 사업을 추진하기 힘들었을 뿐 아니라 홈페이지를 구축했다손치더라도 이를 통해 수출건을 성사시키는 작업이 쉽지만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찾아낸 것이 한국무역정보통신의 인터넷 전자상거래 알선서비스. 무역업무와 정보통신서비스를 결합시켜 수출의 기회를 제공하는 이 서비스는 홍림물산처럼 작은 규모의 업체가 활용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도구였다.
알선서비스 사이트에 소개자료를 올린 후 얼마 되지 않아 캐나다 바이어가 홍림물산의 문을 두드렸다. 거래를 트자는 얘기였다. 가격협상을 거쳐 지난 3월 컨테이너 1대 물량을 시범적으로 보내고 나서 3개월 단위로 선적하는 형식으로 공식적인 거래관계를 형성했다. 인터넷 전자상거래 알선서비스의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99년 2월 선적분까지 발주된 총 수출물량은 26만4천 캐나다달러.
캐나다뿐만이 아니다. 브라질·이집트·미국 등 세계 각국에서 거래의사를 타진하는 전자우편이 날아들기 시작했다. 현재도 협의중인 곳이 많다는 게 홍림물산측의 설명. 미국을 대상으로 내년에 50만달러 이상 규모의 수출을 성사시킬 예정인 홍림물산은 홈페이지를 자체 제작하는 등 인터넷 이용도를 대폭 높일 계획이다.
인터넷 전자상거래 알선서비스의 혜택은 비단 홍림물산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업종도 다양하다.
중동지역에 PVC호스 및 농기계를 수출하는 무역업체인 스타플렉스인터내셔널은 바이어 확보와 시장정보 취득을 위해 무역기관의 자료실을 이용하다 알선서비스를 접하고 곧바로 등록했다. 효과가 당장 나타났다. 이집트로부터 10만달러 규모의 오더를 받았다. 지금도 매주 서너건의 문의가 들어오고 있는 상태다.
이같은 사례는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한국무역정보통신의 한 관계자는 『무역업체들이 자사 정보를 외부에 공개하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며 『알려지지 않은 것까지 치면 상당한 수준일 것』이라고 추측한다. 실제 한국무역정보통신의 시스템을 통해 하루 1천여건의 메일이 쇄도하고 있으며 공식 등록되는 문의 역시 하루 3백∼5백건에 이를 정도다.
◇무역 패러다임의 변화
아시아 최대 규모의 무역정보업체인 홍콩의 아시안소스미디어그룹은 최근 주목할 만한 조사결과를 내놨다. 인터넷무역정보망 「아시안소스 온라인」을 이용한 1만1천여개 기업들 가운데 82%가 매주 수차례 인터넷을 통해 새로운 제품정보를 입수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25%는 매일 인터넷을 조회하고 있다는 것이 골자. 70%는 인터넷으로 1만달러에서 10만달러 규모의 계약체결까지 성사시켰다는 것이다. 아시안소스미디어그룹은 『바이어들이 아시안 소스 온라인을 통해 조회하는 제품수는 1주일에 2만1천6백67개에 달하고 그 숫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터넷 전자상거래 알선서비스의 등장으로 지금까지 해외에 인력을 파견, 상대방과 대면을 통해 수출을 성사시켰던 무역 고유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수출 제일주의가 표방됐던 지난 70년대부터 80년대 중반까지 수출을 전담하다시피했던 것은 해외영업맨. 전문인력으로 구분됐던 이들은 세계 각지를 누비고 다니며 국내에서 생산된 각종 공산품·농수산물을 내다팔았다. 외화벌이 역군이며 창구였던 셈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역할이전 현상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해외영업맨들의 역할을 인터넷 전자상거래 알선서비스가 대신하고 있으며 그 영향력 또한 확대일로를 걷고 있다.
인터넷 전자상거래 알선서비스는 인터넷을 통한 기업과 기업간(Business to Business) 전자상거래의 가장 발전된 형태로 불린다. 국경과 시간을 초월한 비즈니스를 가능케 하기 때문이다. 이 서비스가 각광받는 가장 큰 이유는 업체들에 편리한 해외무역 환경을 제공하는 데 있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혜택은 더욱 실질적이다.
인터넷 전자상거래 알선서비스는 이용하기가 쉽다. 한국무역협회·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등 기관이나 한국무역정보통신·부산인터넷무역센터·와마켓코머스시스템 등 제공업체들의 인터넷사이트에 회원으로 등록하면 된다. 자체 홈페이지를 구축, 이들 사이트에 링크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이 서비스를 통하면 거래회사에 국제전화를 걸어 상품목록과 표준규격·재질내용 등을 보내거나 받을 필요가 없다. 매매계약을 체결한 후 필요한 신용장 개설, 수출입 승인신청, 환어음서류 송부 등 절차도 간편해진다.
◇지역경제 발전의 견인차
인터넷 전자상거래 알선서비스는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무역업의 키포인트는 정보, 특히 해외 바이어와 시장에 대한 정보는 성패를 결정하는 관건이다. 그러나 지방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기업들은 대부분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를 취하기가 어렵다. 영세한 중소기업의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이들은 시장에 대한 정보를 서울에 몰려있는 무역관련 기관·단체 등에서 얻는 경우가 흔하다. 효과가 떨어짐은 물론이다. 해외동향을 물색하고 바이어를 접촉하기 위해 인력을 파견해도 경비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같은 지리적·금전적 문제가 최근 인터넷 전자상거래 알선서비스를 통해 말끔히 해소되고 있다. 지방에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알선서비스는 기관·지방자치단체는 물론 기업들까지 나서는 덕에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그 선두에 선 기관은 한국무역협회. 한국무역협회는 전국 12개 지방자치단체와 손잡고 인터넷 전자상거래 시스템을 마련, 이를 자사의 알선서비스에 연결시켰다. 이와 함께 경기도·대전·광주 등 7개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이를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무역협회 김철기 부장은 『세계 인터넷 무역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국내기업들이 수출 거래선 확대에 인터넷을 이용하는 비율은 다른 국가보다 크게 뒤처진 실정』이라며 『지자체를 대상으로 한 알선서비스는 전세계 1백32개국 8백여만명의 바이어를 국내에 끌어올 수 있는 창구로 지방기업들이 21세기 무역환경에 대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일주기자 forextr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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