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IC카드 전자화폐 어디까지 왔나 (중)

MS의 시장 진출

 마이크로소프트(MS)의 IC카드 시장진출이 전자화폐 등 금융분야에 당장 직접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향후 세계 IC카드 산업 전반에 상당한 판도변화를 예고하는 대목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MS의 IC카드 진출분야=지난 10월 「카르테」 행사에서 MS는 IC카드를 윈도 환경에 적용하기 위한 일종의 개방형 플랫폼격인 「SCW(SmartCard for Windows)」를 발표했다. SCW는 윈도용 프로그램은 물론 각종 IC카드 응용프로그램도 지원하며 인터넷 익스플로러와도 연동가능하다는 게 MS측의 설명이다.

 즉 MS는 앞으로 전자상거래(EC) 시장을 겨냥, PC 기반의 보안·전자지불 솔루션의 플랫폼에 주된 관심이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MS는 윈도 보안기능 외에 전자화폐·신용·직불·로열티 기능을 통합한 SCW의 베타버전을 내년 1월에, 그리고 1·4분기내에는 상용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어서 향후 금융분야로의 진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이 많다.

 ◇전세계 IC카드 시장의 양적·질적 성장=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전세계 IC카드 시장이 양적 성장의 전기를 맞이할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MS의 시장진출 선언으로 그동안 IC카드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미국 시장이 본격 개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EC시장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에 IC카드 보급이 확산될 경우 나타날 세계적인 파급력도 상당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MS의 진출은 IC카드 응용분야의 확대도 예상된다. SCW가 윈도 기반의 보안플랫폼이지만 결국 PC를 넘어 전자금융·EC를 겨냥하고 있으므로 다양한 응용분야와의 결합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경우 다양한 정보기술(IT)솔루션 업체들의 IC카드분야 진출은 물론 금융·통신 서비스업체들의 참여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향후 비자·마스타의 전략=MS의 신규 진출은 조만간 비자의 「자바카드」, 마스타의 「멀토스」 등 플랫폼 경쟁을 촉발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더군다나 양사가 향후 IC카드 지불시장 장악을 위해 추진해온 각국의 전자화폐 사업이 뚜렷한 성공을 거두지 못하는 가운데 거대 통신·유통 업체들도 잇따라 지불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양상이어서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비자·마스타 등이 향후 IC카드 기반의 전자지불 시장을 열게 될 전자화폐 사업에 더욱 적극적 자세를 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양사의 전자화폐 전략은 시기·접근방법이 상이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관련, 마스타는 최근 뉴욕 맨해튼 및 캐나다 구엘프 지역의 시범사업 실패에도 불구하고 이를 거울삼아 몬덱스 전자화폐의 시범지역을 더욱 확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공식 천명했다. 이를 토대로 시장을 선점한 뒤 전자화폐·신용·직불·로열티 등 다양한 기능을 통합한 「멀토스」 카드를 내년 중에 선보여 칩카드 시장의 최강자로 자리잡겠다는 계획이다.

 때문에 마스타가 비자에 비해 우세를 점하고 있는 곳 중 하나인 국내 시장은 마스타의 타깃이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마스타는 국민은행과 공동으로 추진중인 국내 몬덱스 시범사업에 전략적 차원에서 큰 무게를 두고 있다.

 비자는 「비자캐시」라는 기존 전자화폐 프로그램을 사실상 철회하고 유로페이·아메리칸익스프레스·프로톤 등 세계적인 동조세력을 대거 규합, 「CEPS」라는 공통 전자화폐 규격을 내년 중반까지 내놓기로 합의한 상태다. 현재로선 자사 전자화폐 프로그램이 없지만 향후 수적으로 「몬덱스」 전자화폐를 제압하겠다는 계산이다.

 비자는 일단 국내 칩카드 시장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신용·직불기능의 EMV규격인 「CCPS」 사업을 먼저 시행한 뒤 CEPS가 나오는대로 강력하게 드라이브할 계획이다.

 결국 국내에서도 내년말경부터 비자·마스타가 자사의 전자화폐·신용·직불 등 다양한 칩카드 프로그램을 놓고 본격적인 경쟁체제에 돌입할 전망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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