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위원회가 지난달말 시외전화시장의 공정경쟁 여건조성을 위해 한국통신 전화국의 시내영업조직을 분리하라는 시정조치를 내린 것은 그동안 지속돼온 시외전화사업자간 불공정 경쟁 및 경쟁체제 미확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통신위의 설명이 없더라도 경쟁체제로 전환된 시외전화시장이 한국통신의 재독점화로 이행되는 등 정부의 경쟁정책을 유명무실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한국통신과 데이콤의 불공정 행위는 97년 11월 사전선택제 도입이후 총 3만6천여건이 신고접수됐고 이에 따라 정보통신부장관이 불공정 행위 중지명령까지 내렸으나 지켜지지 않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었다.
이 때문에 이번 통신위의 조치는 그 타당성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피해당사자인 한국통신의 즉각적인 반발이 야기되는 등 상당한 문제점도 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먼저 기획예산위가 최근 한국통신에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시내영업조직 분리에 대해 한국통신 관계자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는 표정이다.
한국통신은 모든 기업이 조직원들의 멀티태스킹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싱글태스킹을 강요하고 신규조직의 설립을 요구하는 이번 조치는 조직의 비효율성을 권장한 것 아니냐고까지 반박하고 있다.
한국통신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대주주이지만 주식회사로 설립된 개별기업에 대해 통신위가 조직의 비능률성을 강요하는 조직분리까지 요구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고 있다.
또 일부 관계자들은 통신위가 시외전화시장의 불공정 경쟁이 야기된 그 원인과 진단, 처방법도 현실과 괴리돼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시외전화시장의 불공정경쟁은 사실 우리 실정에 맞지 않는 사전선택제 실시에서 비롯됐고 또 다른 측면에서는 시외전화시장의 축소추세 및 이동전화의 시장잠식에 영향을 받은 것인데 이 문제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정부가 사전선택제의 정책실패를 호도하기 위해 한국통신을 제물로 삼았다는 주장까지 제기하고 있다. 통신전문가들은 내년 하반기에는 온세통신을 비롯해 몇몇 기간통신사업자들이 또다시 시외전화시장에 진입한다는 사실을 상정한다면 미봉책이 아닌 사전선택제의 원천적 문제해결을 시도해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통신시장의 경쟁체제 확립이라는 정부정책을 대내외에 알리기 위한 통신위의 이번 조치로 시외전화시장의 공정경쟁 및 경쟁체제가 정착될지 주목된다.
<조시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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