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지 14년 남짓한 젊은 기업 델컴퓨터가 미국 PC시장의 밑그림을 다시 그리고 있다.
직판이라는 독특한 판매방식으로 PC시장에 일대 돌풍을 일으키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더니 이제 점유율에서도 정상에 바싹 다가선 것이다.
미국 PC시장에서는 일찍이 IBM을 제치고 2위를 굳혔고 세계시장에서도 IBM과 2위 자리를 두고 각축을 벌이는 중이다. 2000년 세계 최대 PC업체가 되겠다는 것이 델의 야심이고 보면 선두업체인 컴팩에게도 여간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다.
여기에 델은 최근 미국의 유력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지가 올해 처음으로 선정한 세계 1백대 정보기술(IT)업체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IBM과 같은 쟁쟁한 업체들을 제치고 최우수기업으로 뽑혀 관련업계를 한번 더 놀라게 만들었다.
자산증가율과 성장률, 주당수익률 등의 지표가 종합적으로 고려된 이번 심사에서 최고점수를 얻음으로써 델의 위상은 더욱 높아지게 됐다.
델의 무서운 성장세는 지난 몇년간 이 회사가 보여준 경영성적표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지난 95년(매년 1월말에 회계연도 마감) 각각 52억9천6백만달러와 2억7천2백만달러였던 매출 및 순익은 96년 77억5천9백만달러, 5억18만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백23억달러, 9억4천4백만달러로 늘어났다. 2년 만에 매출은 1.3배, 순익은 무려 3.5배가 늘어난 것이다.
지난 8월초 마감된 올해 2·4분기에서도 델의 순익은 72% 증가했다.
또 최근 미국 시장조사기관 IDC와 데이터퀘스트가 집계한 3·4분기 PC 판매실적에서도 델은 미국과 세계시장에서 모두 60%가 넘는 업계 최고의 판매증가율을 기록했다.
그렇다면 델의 이 같은 성장을 가능케 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해답은 의외로 간단한 데서 찾을 수 있다. 바로 「완벽한 고객서비스」인 것이다.
델의 직판방식은 주문제작된 제품을 신속히 공급하고 고객의 지원요청에 즉각적으로 응함으로써 「고객서비스」의 개념을 다시 정의해 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간유통채널을 통해 제품을 공급하는 다른 업체들과 달리 웹이나 전화를 이용, 고객과 직접 접촉해서 제품을 주문받고 제작·공급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고객의 요구나 불만사항을 신속히 접수하고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무기가 된 것이다.
이처럼 델은 정확한 공급기한과 신속한 서비스 지원이 고객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모범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마이클 델 회장은 『그동안 업체들이 고객에 소홀히 해 온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하며 전혀 새로운 차원의 고객서비스를 실시할 방침임을 밝혔다. 그는 또한 앞으로 고객서비스가 시장경쟁에서 핵심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즉 시장에서의 우위를 유지하는 절대적인 무기는 더이상 가격경쟁력이 아니라 바로 서비스경쟁력이라는 얘기다.
델은 이 결과 미국 컴퓨터 전문잡지 「PC월드」가 최근 PC이용자들을 대상으로 IT업체들의 서비스만족도에 관해 실시한 조사에서 17개 업체 중 마이크론일렉트로닉스와 함께 드물게 「양호한」 또는 「신뢰할 만한 서비스업체」로 선정됐다.
델은 이 같은 고객서비스를 위해 인터넷이라는 매체를 적극 이용하고 있다.
고속 전용선이나 인터넷을 통해 일반소비자들에게 맞춤형 홈페이지를 제작해 주거나 고객의 문의에 신속히 답변해 주는 것이다. 인터넷이야말로 델에게는 고객들과의 관계를 이어주는 강력한 끈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인터넷은 현재 델의 가장 강력한 판매채널이기도 하다.
지난해 3월 현재 하루평균 1백만달러이던 델의 인터넷 매출은 1년 뒤인 올 3월에 4백만달러로 늘어났고 불과 몇달 뒤인 최근에는 6백만달러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이 같은 수치는 계속 증가세를 띨 것이라는 게 델의 전망이다.
인터넷을 통한 고객서비스와 관련해 델은 조만간 자사 경영진들과의 온라인포럼을 대기업고객에서 홈오피스고객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델과의 아침식사(Breakfast With Dell)」로 명명된 이 포럼에서는 컴퓨터 2000년문제를 비롯, 서버시장 추세 등 폭넓은 주제의 대화를 나누거나 제품에 대한 수백가지의 고객질문에 대해 답변이 제시된다.
이와 함께 델은 홈오피스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마이 델」이라는 웹서비스도 개설, 인터넷을 통해 서비스 정보를 주고 받거나 문의에 답변하고 날씨·기업정보·기술지원 등을 제공할 방침이다.
결국 델의 이 같은 사업방식과 마케팅전략은 고객의 요구를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일깨워 주고 있다.
<구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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