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기거점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공작기계용 수치제어(NC)장치 개발 프로젝트의 시스템통합(SI)업체로 터보테크가 사실상 선정됨에 따라 이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게 됐다.
이는 NC장치 상품화를 위한 SI업체로 NC장치 전문업체인 터보테크를 선정함으로써 이 사업의 실패를 예측하는 근거였던 주요 문제가 대부분 해결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 사업은 4차연도 중 3차연도가 완료될 때까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생산 및 판매방식, 생산물량 확보 방안, 참여업체간 이익 배분 방식에 관한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았고 경쟁력 있는 제품 생산을 위한 원가분석조차 이뤄지지 않아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상품화에는 실패할 것으로 관측했다.
또한 NC장치는 공작기계 원가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장치로 이 기술 확보 여부에 따라 공작기계업체의 경쟁력이 좌우된다는 측면 때문에 프로젝트 참여업체간 「우리 회사가 만들지 못하더라도 경쟁업체 만큼은 주지 않겠다」는 자사 이기주의가 팽배해 합의 도출이 어려울 것으로 보였던 것도 실패를 점치는 요인이다.
그러나 이처럼 프로젝트 참여업체간 합의를 통해 터보테크를 전격적으로 「밀어주기」로 한 것은 이 사업을 실패로 끝낼 수 없다는 정부와 NC공작기계연구조합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 공작기계업계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이 프로젝트에 관여하고 있는 전문인력의 이직 및 퇴직이 현실화됨에 따라 3차연도까지만 약 3백50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기반기술의 축적마저 불가능해질 우려가 있어 사업의 연속성 차원에서 최소한의 개발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정부 및 조합의 설득도 참여업체간 SI업체 선정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부는 NC장치 상품화를 위해 SI에 소요되는 4차연도 개발자금 지원에 그치지 않고 충북 청원 소재 시험평가연구센터를 3년에 걸쳐 약 1백억원을 투입해 개발될 NC의 시험평가는 물론 각종 NC 인증까지 담당하는 명실상부한 「NC평가센터」로 육성하기 위해 이미 1차 재원을 확보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4차연도 사업 완료 후 보급형 NC 기술을 토대로 차세대 NC 개발을 위한 연구기획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NC장치 개발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이와 함께 개발될 NC가 일본 파낙사의 보급형 제품인 제로 시리즈 이상의 가격 및 품질 경쟁력을 갖추고 안정적인 기술지원 체계를 확립한다면 공작기계업체들에도 도움이 된다는 현실적 인식과 10여년간 NC를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판매해온 터보테크의 기술력도 큰 무리없이 SI업체 선정 합의에 이르게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전문가들은 『개발될 NC에 대한 공동생산 및 판매방식에 관한 합의는 이끌었지만 최소 물량 생산을 위한 공작기계업체들의 구매방안에 관해서는 아직 별다른 대안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상품화 성공을 통한 국내 공작기계 및 전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당초 이 프로젝트의 취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말했다. 이번 SI업체 선정은 상품화 성공을 위한 1차 관문을 넘은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한편 터보테크 관계자는 『당초 NC장치 개발 사양이 고기능 제품에 맞춰져 있어 가격 경쟁력이 없다는 참여사들의 지적에 따라 4차연도 SI 중점 목표를 이미 개발된 고급형 기종 기술을 바탕으로 가격 대비 성능을 만족시킬 수 있는 보급형 제품 개발에 주력할 것』이라며 『자체 설계능력 향상과 기계의 성능에 적합하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갖춘 NC장치를 상품화함으로써 국내 공작기계 산업의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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