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이 1년 2개월 눈앞으로 다가왔다. 우리 대한민국도 정보사회 본류속에 들어갈 날도 머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정보화의 실천이 제대로 되고 있는가에 대해 반문해 보고 싶다. 입으로는 정보화, 몸은 산업화, 이것이 우리의 현실인 듯 싶기도 하다. 이제 우리의 대학이 당면한 위기의 극복, 성공적인 교육개혁을 위해 정도(正道)의 정보화 전략을 도입해야 할 때가 되었다.
지금까지 우리대학은 정보화에 많은 투자와 함께 피나는 노력을 경주해 왔다. 모든 대학들이 경쟁적으로 정보화를 역점적으로 추진해 왔으며 그 성과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 지금까지의 정보화는 제 1단계로 인프라 구축 단계다. 컴퓨터 통신망을 구축하고 PC를 대량 보급하고, PC 및 인터넷 사용법을 교육하는 것으로 제1단계 정보화 사업은 성공적으로 수행됐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꼭 명심해야 할 대목이 컴퓨터 통신설비는 수단에 불과하며 이들을 활용한 정보화가 목적이라는 점이다.
이제 정도의 정보화전략을 수립,실천해야 한다. 정보화는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경영에 필요한 정보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생산하느냐가 정보화 승패의 관건이 된다.
정보화 기반의 정도경영을 이루기 위해서는 첫째, 대학 CIO제를 도입해야 한다. CIO의 자질은 크게 3가지로 본다. 첫째가 정보화 능력이고 둘째는 지식 정보 경영 능력이며 셋째가 조직간 코디네이션 능력이다. CIO는 부총장이나 기획실장 또는 버금가는 직책에 보임된다. 유념해야 하는 사항은 CIO에게는 결정권한이 반드시 부여돼야 한다는 점이다. 권한이라 함은 해당 범주내 예산권과 인사권을 포함하는 정책 결정권이다.
둘째로 정보화를 매체로 한 구조조정의 실현이다. 구조조정은 두 종류를 말한다. 하나는 행정구조의 조정이고, 또 하나는 전공 학문 구조조정이다. 전자결재시대에 다단계 행정구조가 더 이상 행정 능률에 도움이 되지 못하며 오히려 걸림돌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대학 정보화의 꽃이라고 볼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 체제를 근간으로 전 행정부서의 재배치를 고려해야 한다. 행정조직의 재구성, 직제 재편, 결재방식의 개선, 그리고 행정권한의 합리적 배치가 행정 구조조정의 핵심이다. 이 과정에서 우려되는 것은 상위직급 직원들의 저항이고, 행정분권화를 위한 총장의 대단한 결단이 요구된다.
셋째로 사이버 열린대학의 구축이다. 세계화시대, 인터넷시대에 우리만의 지식은 더이상 설득력이 없고 알아주지도 않는다. 대학이 가르치는 모든 지식과 정보는 세계인 모두가 공유해야 하고, 가능한 수준까지 세계인들이 함께 배우는 지식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쪽으로 대학은 개방돼야 한다.
세계가 보유한 지식과 정보는 초고속의 인터넷망을 타고 세계 방방곡곡을 누빈다.
열린대학에서는 개방 4년에 졸업해야 하는 졸업년 한도가 철폐되고 평생교육시대가 열리며 학점은행제가 도입된다. 대학의 문턱은 낮아지고 문폭은 넓어지고 있다. 교육부의 규제가 무용지물이 된다.
캠퍼스 없는 순수사이버대학도 만들어진다. 국내 최고 권위 교수진으로 구성된 사이버대학도 예상할 수 있다. 그 교수들은 사이버대학에 강사자격으로 출강할 수 있기 때문에 전공분야별 해외교수를 포함한 국내 최고의 명성을 가진 교수들로 사이버대학을 구성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캠퍼스·교과서, 그리고 담당교수라는 현재 제도에서의 주요한 대학의 3대 구성요소를 다시 생각해 볼 때가 온다.
연구와 교육·행정, 그리고 졸업생에 관련된 지식과 정보를 자원화, 대학의 경영요소로 활용하는 것이 대학의 지식정보 경영이다.
지금까지의 전통적 경영방식으로 대학의 위기는 극복되기 어렵다. 정보화를 바탕에 둔 지식정보경영으로 대학의 위기를 뛰어넘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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