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 합작회사로 재출발하는 LG텔레콤의 과제는 무엇인가. LG텔레콤은 지난 14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브리티시텔레컴(BT)과의 공동경영 및 남용 대표체제로 전환했다. BT측 임원 두 사람을 새 식구로 맞이하는 한편 남용 현 LG전자 부사장을 양측 공동 지명이사로 선임, 사실상 신임 대표로 확정지은 것이다.
이날 임시주총에서는 또 「3명 이상」의 이사를 둔다는 기존 조항을 「7명의 이사」로 변경하고 BT측 임원 두 사람을 전략 담당 부사장과 회계 담당 이사로 맞이하며 외자유치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처럼 한국과 영국의 거대기업간 합작이라는 초유의 실험을 현실화시키고 사령탑마저 교체한 LG텔레콤이 새롭게 출범함에 따라 과제와 전망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선 기업 내부적으로는 경영의 이니셔티브를 누가 잡을 것인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특히 핵심 포스트인 마케팅과 자금을 BT가 차지한 것 아니냐는 일부의 시각도 있고 심지어 앞으로 임원회의는 영어로 할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LG는 일정한 조직 및 경영 변화는 피할 수 없는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주요 정책결정 과정에서 주도권을 행사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다는 설명이다. LG는 BT가 지명하는 두 명의 이사진에 대해 「한국어가 가능한 임원을 선임」토록 요구한 바 있고 회의진행 및 문서작성도 한국어로 처리키로 합의하는 등 주도권은 항상 LG가 장악한다는 입장이다.
또 BT가 담당하게 될 회계 담당 임원 또한 LG측 재경 담당 임원보다 직위가 낮으며 마케팅전략 담당 부사장 또한 LG측 부사장과 동등한 위치를 확보, 견제와 조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LG는 이보다는 오히려 BT와의 협력으로 시너지 효과가 더욱 클 것으로 전망한다. 선진기업인 BT로부터 각종 경영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고 이를 통해 LG텔레콤 역시 세계적 수준의 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LG는 남용 대표로 상징되는 신임 경영진 역시 탁월한 국제감각과 합리성이 몸에 밴 인물들이어서 양사의 갈등보다는 화합과 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업계가 더욱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LG의 향후 마케팅 방향이다. 이동전화업계는 최근 구조조정을 앞두고 그간 비판받아왔던 몸집 불리기에 다시 나서고 있다. 신세기통신과 한국통신프리텔이 2백만명 가입자를 확보했고 LG도 조만간 돌파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같은 추세는 자연히 과다 보조금 지출문제로 연결되고 수익성에 대한 의문으로 다가선다. 이런 상황을 과연 BT가 인정, 앞으로도 그같은 공격적 행보가 가능할 것인지가 주목 대상이다. 아직은 LG와 BT가 이에 대한 명확한 방향성을 설정한 것 같지는 않다.
그렇기 때문에 이동전화업게는 「합작기업」 LG텔레콤의 앞날에 더욱 관심을 쏟고 있다.
<이택·김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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