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저희들이 대상 맞아요? 하마터면 접수도 못 시킬 뻔했던 작품인데, 사실은 둘 다 밤샘까지 해가며 작품을 만드느라 정신이 팔려 ID를 미리 받아놓아야 접수가 된다는 걸 깜빡 잊었거든요. 마감날 ID 달라고 통사정을 해서 꼴찌로 접수를 시켰는데 진짜 고생한 보람이 있게 됐네요.』
김성숙(29)·은희(27)씨 자매는 한달간 꼬박 매달린 작품이 수상작으로 뽑히길 은근히 바라긴 했지만 막상 대상이라니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이들의 출품작 「옛날 옛날 이야기」는 『정감있는 캐릭터 디자인과 자연스러운 애니메이션, 적절한 음향효가 잘 어우러진 유익하고 재미있는 구연동화 홈페이지』라는 심사평과 함께 이번 대회 최고의 영예인 인터넷 대상을 차지했다.
알고 보면 두 자매는 다니던 직장을 과감히 그만두고 「소호(SOHO)」를 선언한 용감한 여성들. 상명여대 시각디자인학과 91학번으로 3년차 주부이기도 한 언니 성숙씨는 홈페이지 제작업체 제너럴 인포메이션사의 콘텐츠팀장으로 일하다가 2년 전 독립한 프리랜서 웹디자이너. 건국대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의류업체 디자이너로 일했던 동생 은희씨도 올 봄 일러스트레이터로 홀로서기를 선언했다.
이들이 홈페이지 「옛날 옛날 이야기」를 구상하게 된 계기는 어린이들이 마음놓고 접속할 수 있는 유익한 인터넷 사이트가 별로 없다는 아쉬움 때문이었다고 한다.
『평소에 조카 승현(4)이를 위해 넷서핑을 자주 하는 편이죠. 그런데 그림책이나 장난감만 외제가 많은 게 아니라 사이버 스페이스에서도 눈길 끄는 구연동화 사이트는 대부분 영어로 되어 있었어요. 우리의 전래동화를 소근소근 들려주는 홈페이지는 왜 없을까 안타깝더군요. 그때 마침 한국인터넷대상 모집공고를 봤고 내가 한번 만들어보자 생각했죠.』
이렇게 시작된 홈페이지 만들기 작업은 일단 두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기획을 끝낸 후 세부 디자인과 코딩은 웹디자이너인 성숙씨가, 그래픽은 주로 일러스트레이터인 은희씨가 했다.
사실 「옛날 옛날 이야기」는 귀여운 조카 승현이의 엄마이기도 한 큰언니 김현숙씨(32)까지 합세한 세자매의 합작품이다. 의상디자인을 전공한 전업주부인 현숙씨는 동생들에게 아낌없는 조언을 해줬을 뿐 아니라 웨이브 파일을 만들 때 성우 역할까지 맡았다.
『사실 인터넷에서 돈을 벌려면 1백% 엔터테인먼트 사이트를 만들어야 하는지도 모르죠. 하지만 우린 앞으로도 어린이들이 안심하고 볼 수 있는 유익하고도 재미있는 유아교육 콘텐츠만 만들겁니다. 이번 수상이 큰 힘이 되어줄 것 같아요. 자신 있으니까 한번 지켜봐 주세요』라며 두 자매는 활짝 웃어보인다.
<이선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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