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한가위 영상 프로그램> 추석연휴 볼만한 영화

　올 추석 극장가에는 초 대작이 없다. 그렇다고 잔잔한 영화들만 즐비한 것은 아니다. 작품을 들여다보면 의외로 알찬 영화들이 많기 때문이다.

　한가위에 맞춰 개봉되는 영화는 「처녀들의 저녁식사」 「정사」 「키스할까요」 등 우리영화 3편과 「러시아워」 「넉오프」 「마스크 오브 조로」 「어벤저」 등 외화 4편을 포함해 모두 7편 정도. 여기에 개봉과 함께 돌격 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라이언일병 구하기」와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등이 「롱런」의 가능성을 기대하며 추석 극장가의 흥행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액션 마니아들의 최대 관심작은 성룡의 「러시아워」와 장 클로드 반담 주연의 「넉 오프」. 이들 영화와는 궤를 달리하는 액션물 「마스크 오브 조로」도 초미의 화제작이다.

　부산영화제 오픈 시네마부문 초청작인 성룡 주연의 「러시아워」는 할리우드 극장가에서 개봉 첫주만에 3천1백만달러의 흥행실적을 올리는 등 거센돌풍을 일으킨 작품.

　LA도심을 배경으로 홍콩 최고의 베테랑 형사와 마약조직간의 숨가쁜 추격전이 볼만하다. 특히 신기에 가까운 성룡의 액션연기가 팽팽한 긴장감을 주면서 관객의 흥미를 북돋운다.

　「넉 오프」는 홍콩영화 최고의 감독 서극이 만든 액션대작. 홍콩 반환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러시아의 음모와 이를 파헤치기 위한 홍콩경찰과 반담의 활약상이 화면을 가득 메운다. 컴퓨터그래픽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서극감독의 무술 연출이 압권이다.

　중세기의 검술을 선보이는 「마스크 오브 조로」는 할리우드식 물량공세에 식상한 영화팬들에게는 신선함마저 느끼게 하는 작품. 중세기의 풍물과 현란한 검술연기가 볼만하고 난봉꾼이 조로로 탄생하는 과정 등 새롭게 구성한 이야기가 재미있다. 안토니오 반데라스와 앤터니 홉킨스가 각각 젊은 조로와 노객이 된 조로로 분해 열연한다.

　액션 일변도의 외화와는 달리 우리영화는 색깔을 강조하고 있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여동생의 약혼자와의 금지된 사랑을 그린 「정사」와 여성들의 시각으로 그려낸 섹스 탐색영화 「처녀들의 저녁식사」, 포장은 달리 하고 있지만 결코 이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키스할까요」는 모두 노란색이다. 그러나 야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가는 낭패보기 십상이다.

　「정사」는 제목만큼 화려하지 않다. 오히려 깔끔하게 정돈된 작품이다. 극적반전이나 기복도 없다. 그러나 금지된 사랑을 아름답게 그리고 있다. 서른아홉살 주부 서현(이미숙)과 우인(이정재)의 만남과 이별이 무채색으로 이어진다.

　이에 반해 「처녀들의 저녁식사」는 요란하다. 세 처녀의 성에 관한 음담패설이 여과없이 쏟아지고 파격적인 이야기가 스스럼없이 전개된다. 그래서 이 영화에 대한 평은 「용감하다」는 것으로 모아진다. 그러나 강수연·진희경·김여진의 수다스런 성의 이야기가 성에 차지 않는 관객도 있을 것이다.

　실험적인 영화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로맨틱 코미디 「키스할까요」는 고집불통의 여기자(최지우)가 한 남자를 만나 키스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영화. 상큼한 화면과 새콤달콤한 테마음악들이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준다. 김태균 감독의 두번째 작품.

　이밖에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스티븐 스필버그 주연의 「라이언일병 구하기」와 기발한 로맨틱 코미디 「메리에겐...」은 특별한 영화들. 4형제중 3형제가 전사하고 적진에서 실종된 막내 「라이언일병」을 구출하라는 임무를 받은 대원들의 이야기를 그린 「라이언...」은 현재 전국에서 70만의 관객을 모으고 있다.

〈모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