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1년 미국 공군은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사에 두 종류의 소형 컴퓨터를 발주했다.
한 대는 트랜지스터나 다이오드 등 개별 소자를 이용한 것이며 또 한 대는 집적회로(IC)를 이용한 것이었다. 전자는 8천5백개의 소자로 제작됐으며 후자는 5백87개의 IC가 들어갔다. 그런데 이 두 대의 컴퓨터 성능은 거의 비슷했다.
그러나 개별 소자로 만든 컴퓨터는 IC로 만든 것보다 부피가 컸을 뿐 아니라 무게도 48배나 됐다.
미 공군은 IC로 만든 컴퓨터에 반해버렸다. 이 사건이 바로 IC가 트랜지스터를 누르는 역사적인 순간이다.
바로 TI사의 J 킬비가 IC를 개발한 지 3년 만의 일이었다.
IC의 원리는 실리콘 표면과 내부에 트랜지스터와 저항·콘덴서 등을 한꺼번에 꾸려넣은 것이다.
그러다보니 부품 수나 전력소비가 적고 소형이며 속도가 빠르다. 무엇보다도 큰 장점은 경제성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그후 IC는 컴퓨터에 채용되면서 수요가 증가하는 데 힘입어 초대규모 IC로 발전하게 됐다.
최근 삼성전자는 1기가D램 엔지니어링 샘플을 개발, 발표했다.
이 칩은 5백70㎟ 의 크기에 10억7천만개의 셀을 집적함으로써 단행본 1백60권 분량을 저장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고 하니 그저 놀랍기만 하다.
특히 이 칩은 일본 등 경쟁국보다 2년 가량 앞선 기술로 알려지고 있어 우리의 자부심을 높여주었다.
트랜지스터가 진공관을 제쳤고 IC가 또 개별 소자를 제쳤던 것은 바로 경제성 때문이다. 삼성이 경쟁국에 앞서 첨단 제품을 개발한 것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측면은 바로 그러한 맥락에서 이해돼야 한다.
반도체업계에서 「세계 첫 개발」이라는 의미는 곧 기술적 과시가 아닌 「경제성과 직결」되는 현실적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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