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전화 단말기 시장은 상반기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으며 이동전화 단말기 업체들 또한 해외시장 공략에 가속도를 붙일 수 있을까.
개인휴대통신(PCS)의 등장으로 시작된 이동전화 가입자 유치 경쟁은 상반기 이동전화 단말기 시장에 유례 없는 호황을 몰고왔다. 상반기 동안의 매출액만으로도 전년도 한해 장사를 거의 다 했을 만큼 국내 단말기 업체들은 만족스런 실적을 거뒀다.
지난 상반기 동안 이동전화 단말기의 국내 보급대수는 4백30여만대로 이는 지난 96년 총 2백10만대, 97년 전체 5백40만대를 능가 혹은 버금가는 수치다.
이 중 PCS는 지난해 1백35만대에서 2백42만대로 늘어난 반면 휴대폰은 3백85만대에서 1백88만대로 줄었다. 업체로는 삼성전자와 LG정보통신·현대전자 등 빅3가 전체 이동전화 단말기 시장의 95% 이상을 점유하며 시장을 거의 휩쓸다시피 했다.
수출 측면에서도 이동전화 단말기는 효자노릇을 했다. 한국전자산업진흥회의 발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동안 전년 동기 대비 41.7% 증가한 17억2천3백만달러어치의 통신기기를 수출, 10여년 만에 최대의 수출증가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이동전화 단말기는 상반기 동안 6억3천7백만달러의 수출을 기록, 작년 같은 기간보다 84.9%나 성장했다. 수출증가 기여율도 58.6%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하반기에도 이같은 증가추세와 빅3 주도의 구도가 그대로 이어질 것이냐로 모아진다. 업계 관계자들은 하반기 이동전화 단말기 시장이 상반기에 비해 약 1백만대 가량 줄어든 3백30여만대에 이를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PCS를 비롯해 이동전화사업자들의 해지자 이탈 방지 및 가입자 확보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어 실제 이 예상치를 훨씬 웃돌 것이란 추측도 있다. 상반기보다는 증가폭이 다소 완화되지만 폭발적인 호황과 증가세는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수출 또한 하반기에도 중국지역에 대한 CDMA 시스템 수출과 미국·중남미지역에 대한 CDMA 단말기 수출 등이 이어져 상반기의 수출 호황세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빅3 주도의 시장구도에는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LG·현대로 이어졌던 시장 순위에도 일대 변화가 예고된다. 일례로 빅3 중 최하위였던 현대전자는 지난 6월부터 약진에 약진을 거듭, 월 판매대수 면에서 삼성을 앞지르기도 했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후발 단말기 업체들의 약진이다. SK텔레콤과 한국통신프리텔은 각각 12월과 10월부터 이동전화 단말기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이들 사업자 단말기는 전체 단말기 가격의 변화는 물론 이동전화 시장에 일대 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관측된다.
어필텔레콤과 모토로라·한화정보통신 등 후발주자들의 약진도 주목된다.
어필은 10만대 이상의 초소형 PCS 단말기를 판매했으며 모토로라와 한화 역시 기존 빅3의 영역을 빠르게 잠식해가고 있다. 이들 후발주자는 국내 시장의 구도 변화는 물론 해외시장 개척에도 본격적으로 나서 수출증가에 한 몫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및 시장 전문가들은 그러나 내수와 수출에서의 이같은 호황에도 불구하고 IMF 극복과 통신시장 개방에 대비,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지적한다.
정부 차원에서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의 조기 집행 및 통신장비에 대한 각종 지원 확대, 수출입은행의 연불금융 지원한도 1백% 이상 보장 및 담보조건 완화 등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수출지원과 육성책이 적극 요구되고 있다.
업체 스스로 제살깎기식 과당경쟁을 지양하고 불필요한 유통구조도 조정, 시장개방에 대비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높다. 지속적인 연구와 개발, 해외시장에 대한 끊임없는 개척노력이 IMF를 극복하는 필수요건임은 재론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다.
IMF는 모두를 두렵게 만들기도 했으며 산업 전반에 많은 변화를 몰고왔다. 이동통신 단말기 부문은 유례없는 호황으로 다행히 다른 산업에 비해 IMF 위기를 덜 느꼈다. 하지만 이제는 위기 극복책을 제시하고 서둘러 실천하는 작업이 시급하다며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김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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