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한국IBM의 메인프레임 SW사용료 인상에 반발

 최근 한국IBM이 메인프레임용 소프트웨어(SW) 사용료를 인상키로 하자 수요처인 은행권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IBM의 최대 수요처 가운데 하나인 은행권은 지난해 2000년(Y2k)문제에 대응한 금융업무 개발툴인 「CAP-A」의 공급가 인상에 따라 한차례 진통을 겪은 데 이어 이번에 다시 한국IBM이 메인프레임용 SW 사용료까지 일방적으로 인상한다고 하자 이에 강력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메인프레임용 SW 사용료 인상을 놓고 「CAP-A」사건에 이어 한국IBM과 은행권간 갈등이 재연되고 있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한국IBM이 국내에 고환율현상이 지속되면서 환차손을 우려해 은행권에 기존에 사용해 온 메인프레임 SW의 월사용료(분기납 포함)에 한해 가격을 20% 인상한다고 통보하면서 비롯됐다.

 한국IBM은 SW 월사용료 인상 통보와 관련, 7월 1일자 이후의 신규제안 및 계약을 실시하는 은행들에는 20% 인상된 가격을 적용하고, 그렇지 않은 은행은 6개월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 1월 1일자로 일괄적으로 SW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한국IBM의 이번 SW 가격인상이 그대로 적용될 경우 은행권은 각 은행별로 연간 수억원에 해당하는 SW사용료를 추가로 부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은행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한국IBM의 메인프레임에 사용해 온 VTAM(통신SW), IMS(통신패키지), MVS(운용체계) 등 SW사용료는 분기당 3억7천만원에 달했으나 20% 인상된 가격을 적용하면 4억4천4백만원으로 연간 17억7천6백만원의 SW사용료를 지불하게 돼 이번 조치로 연간 3억원 정도의 SW사용료를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말했다.

 또 한일은행 관계자는 『이번 SW사용료 인상 조치로 연간 2억7천만원 정도의 SW사용료를 추가로 지불해야 하는 입장』이라며 『현재 통폐합 등의 구조조정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입장에 처해 있는 은행권을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권은 한마디로 이번 한국IBM의 인상조치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한국IBM이 요구하는대로 절대 가격을 올려 줄 수 없으며 자기 잇속만 차리는 얄팍한 상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은행관계자들은 한국IBM이 메인프레임 SW사용료 인상을 일방적으로 밀어부칠 경우 은행간 공동대응 방안을 모색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은행권에서 발생하는 신규 전산수요에 대해서는 불요불급한 경우가 아니면 서버나 저장장치 등 IBM기종을 가급적 배제한다는 방안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은 IBM 메인프레임 SW의 경우 경쟁업체가 없는 독과점품목이어서 달리 대체방안을 찾지 못해 고심 중에 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현재 진행중인 은행권 구조조정이 일단락되고 SW사용료 인상 적용시점이 임박해지는 올 연말경에 한국IBM과 은행권간의 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