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창간16주년] 국내 첨단 밸리를 가다 Ⅲ.. 송도미디어밸리

 「입주업체 2천55개, 생산규모 9조1천억원, 수출 14억7천만달러.」

 바로 2005년 미디어밸리의 청사진이다. 인천 송도 앞바다 1백만평의 푸른 도화지 위에 그려질 미디어밸리가 21세기 한국 첨단산업의 메카로 거듭나기 위한 힘찬 발걸음을 하고 있는 것이다.

 미디어밸리는 현재 국내에서 조성중인 첨단밸리 중에서도 가장 방대한 사업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총 1백6만평 부지 위에 민간업체와 교육기관·연구소·관공서·정부투자기관 등이 입주한 복합 테크노타운으로 조성되며 사업비로만 토지매립 4천5백억원, 초고속통신 인프라 구축 1천9백억원, 생활근린시설 조성 8조9천억원 등 총 9조6천억원이 투입되는 방대한 사업이다.

 미디어밸리는 소프트파크를 비롯해 미디어밸리아카데미아·벤처빌딩·테크노파크·에코빌리지·정보문화회관 등 모두 6개의 부문별 단지로 구성된다. 소프트파크는 국내외 소프트웨어 및 멀티미디어업체들의 전용지구로 조성되며 미디어밸리아카데미아는 정보통신관련 대학원·복합대학·교육훈련센터가 입주해 미디어밸리 인력공급원의 기능을 하게 된다.

 또 벤처빌딩에는 창업지원센터와 창업 아이템의 사업화를 지원하는 사업화지원센터·마케팅센터 등이 입주해 벤처사업 지원공간으로 활용되고 테크노파크는 생산기술연구원을 비롯한 기업 및 대학의 연구센터·기술전시관이 입주, 정보통신 연구개발의 핵심기능을 수행한다. 이밖에 정보문화회관은 국내외 정보통신관련 기관 및 컨벤션센터·소프트웨어박물관·도서관 등이 입주, 국제회의와 전시회를 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며 에크빌리지는 주거시설과 상업시설 등이 들어서는 근린생활공간이다.

 미디어밸리의 장점은 송도 신도시와 새로운 서울의 관문이 될 영종도 신공항, 제1·2·3 경인고속도로와 공항고속도로를 잇는 고속도로, 전철 등의 광역교통망을 갖춘 뛰어난 입지조건과 싼 임대료, 정부차원의 강력한 지원체계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임대료는 조성원가의 절반수준인 평당 40만원에 제공되며 컨벤션센터·학교용지 등 지원시설이 무상 제공된다. 또 첨단산업 연구가 주류를 이루는 만큼 세계수준의 초고속통신망이 구축돼 국내 주요 네트워크는 물론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실리콘밸리와도 연결할 수 있게 된다.

 미디어밸리는 당초 93년 전경련 등 경제5단체가 국가경쟁력강화민간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민간차원의 경쟁력 강화방안을 수립하면서 처음 거론됐다. 이어 96년 5월 미디어밸리추진위원회가 구성되고 그해 12월에는 송도를 사업부지로 선정하는 한편 실무추진기구로 (주)미디어밸리를 설립하면서 미디어밸리 건설사업은 본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

 미디어밸리사업은 97년 6월 (주)미디어밸리와 인천시 간에 단지조성에 관한 기본합의서가 맺어지면서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고 올 4월 미국 아더리틀컨설팅사의 보고서를 토대로 작성된 최종보고서가 국내사업설명회에서 발표됨으로써 미디어밸리의 완벽한 청사진이 공개되기에 이르렀다.

 미디어밸리 사업에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당초 미디어밸리 구축사업에 높은 관심을 보여온 일반기업들이 IMF체제에 따른 자금난으로 입주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 하지만 도시기능의 대대적인 혁신을 계획하고 있는 인천시와 정부의 강력한 지원책을 업고 상승무드를 타고 있다. 정부는 최근 미디어밸리 진입도로 및 상수도시설 설치비용을 전액, 하수도 설치비용의 50%를 국가가 지원하고 미디어밸리를 외국인 투자자유지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미디어밸리에 입주의사를 밝힌 기업은 시스코시스템스·휴렛패커드·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 외국기업 30여개와 현대정보기술·대우통신·LG전자 등 대기업을 포함해 5백60개사에 이르고 있다. 특히 미디어밸리는 지난해 9월 해외투자유치설명회를 개최한데 이어 최근에는 실리콘밸리 투자유치설명회 및 주한 미상공회의소 사업설명회를 잇따라 개최하는 등 해외기업의 입주유치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어 해외자본 유치에도 한 몫 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디어밸리사업은 이제 2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지금까지의 노력이 미디어밸리의 구상을 현실화하는 것이라면 이제는 미디어밸리가 얼마나 탄탄한 구조를 갖도록 할 것인가가 관심의 대상이다. 이미 미디어밸리사업이 새정부 1백대 과제로 올라 있고 김대중 대통령도 강력한 지원원칙을 표명해 놓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및 관계기관은 이와관련 미디어밸리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다각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주)미디어밸리는 지난달 총 1백53억원의 증자를 단행, 자본금을 39억원에서 1차로 1백92억원으로 늘린데 이어 오는 11월에 일반공모를 통해 1백8억원을 추가로 증자하고 12월에 인천시가 50억원을 출자하는 등 올해말까지 자본금을 3백50억원으로 늘려 사업주체로서 기초골격을 완성한다는 전략이다.

 또다른 사업주체의 하나인 인천시는 미디어밸리의 성공을 위해 미디어밸리가 들어서는 송도정보화 신도시에 대한 부지조성과 기반시설 설치를 2001년까지 차질없이 수행하겠다고 밝히는 한편 미디어밸리 지원을 위한 각종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인천시는 이를 위해 중앙부처와 협의해 미디어밸리를 첨단 정보통신 지식산업을 집중 육성하는 「국가산업단지」로 지정하고 여기에 「외국인기업전용단지」와 「벤처기업전용단지」도 조성,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미디어밸리 조성을 종합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확보하기 위해 「멀티미디어폴리스 육성을 위한 특별법(안)」 제정도 적극 추진중이다.

 이와 함께 정보통신부는 미디어밸리 조성사업에 1천7백억원을 투자, 미디어밸리내 10만평을 확보해 정보문화회관 등 각종 정보통신 관련기관 입주시설 및 연구센터를 건립키로 잠정 결정했다. 정통부는 단지내 컨벤션센터·복합문화공간 등을 갖춘 3만평 규모의 정보문화회관 건립을 지원하고 2만평 규모의 한국정보통신대학원을 단지안에 설립하는 등 관련기관을 대거 입주시키는 한편 국내외 17개 대학의 정보통신관련 학과의 유치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이밖에 통상산업부도 미디어밸리내 10만평 규모의 테크노파크 조성을 지원하고 생산기술연구원 등 기술평가기관·R&D센터·연구지원시설 등을 입주시킬 계획이다.

 21세기 시작과 함께 가동되는 미디어밸리. IMF 위기를 극복하고 첨단산업 중심으로 재도약하는 한국경제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역설하고 있다.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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